"千字文, 동양철학으로 풉니다"

    입력 : 2017.03.31 03:06

    이응문 동방문화진흥회장, '세상을 담은 천자문 자해' 펴내

    "중국 고대에 만들어진 한자(漢字)에는 동방 문화의 정수인 도학(道學)의 정신과 성인(聖人)의 심법(心法)이 담겨 있습니다. 그런데 학자들이 한자의 기원을 밝히는 데 치중할 뿐 그 안에 담긴 동양 인문학의 핵심에는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 것 같아 주역(周易)과 서경(書經)을 통해 글자에 담긴 깊은 뜻을 조명했습니다."

    이응문 동방문화진흥회장
    이응문 동방문화진흥회장은“주역 등 동양 고전을 공부하면서 자문자답한 결과를 가장 대중적인 천자문의 글자 해설에 담아 전달하려고 했다”고 말했다. /조인원 기자
    주역을 비롯한 동양고전 강의로 유명한 동방문화진흥회의 청고(靑皐) 이응문(李應文·57·사진) 회장이 천자문(千字文)에 들어있는 한자의 의미와 철학 원리를 설명한 '세상을 담은 천자문 자해(字解)'(도서출판 담디·전2권)를 펴냈다. 동방문화진흥회는 '주역학의 종장(宗匠)'으로 꼽혔던 야산(也山) 이달(李達·1889~1958)의 제자인 대산(大山) 김석진(金碩鎭·90)이 동양 정신문화와 전통사상의 연구·부흥을 목적으로 2000년 만들었다. 이달의 손자이자 김석진의 제자인 이응문 회장은 2008년부터 동방문화진흥회를 이끌고 있다.

    동양에서 한문 입문서로 사용된 천자문은 모두 다른 글자로 된 사언고시(四言古詩) 250개에 중국의 역사·철학·윤리를 담고 있다. 그 첫 글자인 '하늘 천(天)'은 보통 정면을 바라보고 서있는 사람의 머리 꼭대기를 강조한 것으로 사람 머리 위의 드높은 하늘을 나타낸다고 설명한다. 하지만 이응문 회장은 위의 일(一)은 하늘[上天·상천], 아래 일(一)은 땅[下地·하지], 중간의 인(人)은 그 사이에 존재하는 사람[中人·중인]을 가리킨다고 본다. 그리고 이 한 글자에 무궁 조화의 근원인 태극(太極)이 하나가 둘을 낳는 자연 원리에 의해 상하천지를 열고, 그 천지부모의 사랑으로 만물이 생성되는 이치가 담겨 있다고 풀이한다. 단순한 글자 풀이를 넘어서 동양철학의 맥락에서 이해하는 것이다.

    경희대 법대를 다니다 가학(家學)인 동양 학문에 뜻을 두고 대산 문하에 들어간 이 회장은 1987년 흥사단 강좌에서 '어린이천자문'을 담당하게 됐다. 이후 여러 차례 천자문을 공부하고 가르치면서 좀 더 깊이 있는 설명의 필요성을 느끼게 됐다. 2002년 독지가의 후원으로 대구에 대연학당(大衍學堂)의 문을 연 뒤 본격 준비에 들어가 지난해 천자문의 문구를 주역의 관점에서 풀이한 '주역을 담은 천자문'을 먼저 펴냈다. 이응문 회장은 "대산 선생님께 배우고 동학(同學)들과 함께 공부한 30년 세월이 이 책들에 녹아 있다"며 "끊어진 선인(先人)들의 마음과 지혜를 이어야 한다는 오랜 마음의 짐을 덜게 돼 홀가분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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