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다음 달 6~7일 트럼프 대통령 소유인 '마라라고 리조트'에서 첫 정상회담을 가질 예정이지만, 시 주석이 마라라고에서 숙박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29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이는 지난달 미국을 방문한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마라라고에서 이틀간 숙박하며 트럼프 대통령과 골프를 쳤던 것과 비교된다. 시 주석과 트럼프 대통령 간에는 골프 일정도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 주석이 골프 치는 장면은 아직 공개된 적이 없다.
SCMP는 미 비밀경호국 관계자를 인용해 "시 주석이 플로리다주(州) 팜비치에 있는 마라라고 리조트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열 예정"이라며 "그(정상회담) 외의 다른 일정은 잡혀 있지 않다"고 말했다. 현지 매체인 팜비치포스트는 "마라라고 인근인 '오팜비치 리조트 앤드 스파'가 (시 주석의) 숙소로 낙점됐다"고 전했다. 미·중 정상회담이 호화 리조트(마라라고)에서 열리는데, 시 주석은 다른 곳에 숙소를 잡은 모양새이다. 두 리조트는 차로 15분 거리이다.
이를 두고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냉랭해진 미·중 관계를 반영하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 내내 미 무역 적자와 일자리 감소의 책임을 중국으로 돌렸으며, 당선 직후에는 대만 차이잉원 총통과 통화하며 중국이 중시하는 '하나의 중국' 원칙을 건드렸다. 중국 측이 도청 등을 우려해 트럼프 개인 소유인 마라라고를 숙소로 정하지 않을 것이라는 추정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