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사우디아라비아에 군사용 무인기 공장을 세우기로 했다고 영국의 군사 전문지 IHS제인 디펜스 위클리가 보도했다. 사우디에 세워질 공장은 파키스탄·미얀마에 이은 중국의 세 번째 해외 무인기 공장이다.

보도에 따르면, 사우디아라비아의 국책과학연구기관인 KACST는 지난 16일 "중국의 항천과기그룹(CASC)과 중국산 무인기 차이훙(彩虹·CH)-4 공장을 사우디에 짓기로 하는 내용의 합작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번 계약은 당시 살만 사우디 국왕의 방중에 맞춰 체결된 중국·사우디 간 대규모 경협 중 하나이다.

CH-4는 정찰과 전투, 반(反)테러 기능을 갖춘 무인기로 사우디아라비아를 포함해 이집트, 이라크, 요르단 등 중동·북아프리카 국가들에 중국이 판매해 온 모델이다. CH-4는 8~10㎞ 거리에 있는 원거리 목표물을 오차 1.5m의 정밀도로 타격할 수 있는 AR-1 공대지(空對地) 미사일을 장착하고 있다. 대당 가격은 400만달러(약 44억원) 정도로, 2000만달러(약 222억원)에 육박하는 미 공군의 군사용 무인기 프레레터(MQ-1)의 5분의 1 수준이다. 지난 5년간 미국산 무기를 대량 구매해 온 이라크도 무인기만큼은 미국의 MQ-1 대신 중국의 CH-4를 사들였다. 브뤼셀 현대중국연구소 관계자는 "사우디와 이라크 등 중동의 석유 수출국들이 유가 하락으로 인해 재정이 어려워지면서 가격이 싼 중국산 무인기를 이용하게 됐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