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범죄 도구로 전락한 北 외교관들

  • 피오나 브루스 영국 보수당 인권위원회 의장

    입력 : 2017.03.28 03:08

    피오나 브루스 영국 보수당 인권위원회 의장
    피오나 브루스 영국 보수당 인권위원회 의장

    '북한을 어떻게 다뤄야 하나?' 국제사회는 이 오랜 질문을 다시 하게 된다. 지난 한두 달 사이에도 북한이 저지른 일이 참으로 다양하고 엄청나기 때문이다. 북한이 저지른 일에 대해 국제사회는 분명한 대응을 보여야 한다. 국제사회가 국제적 기준과 법을 옹호하고 또한 탈북자를 보호해야 하기 때문이다.

    북한은 지난 2월 11일 북한의 중거리 탄도탄인 '북극성-2호'를, 3월 6일엔 미사일 4발을 발사했다. 대량 살상 무기 개발에 대한 우려 속에서 또다시 북한 정권의 살인적인 위험성을 고발하는 충격적인 사건이 터졌다. 김정남 암살이었다. 뻔뻔한 국가 테러로 모자라 화학무기까지 썼다. 범행 가담자 등 4명은 북한으로 곧바로 귀국했지만 다른 3명은 북한 대사관에 아직 있다고 알려졌다. 그중 한 명은 북한 외교관이다. 강철 말레이시아 주재 북한 대사는 그 혐의자들을 경찰에 넘기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수사를 방해하다가 말레이시아에서 추방됐다. 북한 외교관들이 테러에 가담하고 협조한다고 의심되는 상황에서 국제사회는 과연 무엇을 할 수 있는가?

    북한의 지속적인 미사일 발사는 비록 많은 사람을 위협하지만 사드(THAAD) 배치나 더욱 강화된 제재를 통해 맞대응하면 된다. 그러나 김정남 암살 같은 끔찍한 사례에 외교관과 해외 파견자들이 동원되는 상황을 막으려면 북한 외교관들에 대한 인식을 재고해야 한다. 북한 외교관들은 합법적인 외교관 신분을 이용해 평양 내부의 부패와 잔악한 성격을 그대로 해외에 전파하는 팔다리 역할을 할 수 있다. 실제로 북한 외교관들은 불법 거래를 할 목적으로 외국을 자유롭게 드나들었고, 해외 파견 노동자들의 노예 계약을 방조하고, 유럽에 와서까지 탈북자들을 협박하기도 했다.

    강철 주말레이시아 북한 대사가 2월17일 밤(현지시각) 쿠알라룸푸르 종합병원 영안실 앞에 나타나 자신들이 입회하지 않은 채 진행된 김정남 부검의 결과를 절대 받아들이지 않겠다면서 즉각적인 시신 인도를 요구했다. /AFP 연합뉴스
    얼마 전 유엔 전문가 패널 보고서는 "북한의 외교관들, 외교 지부들, 무역 대표들은 체계적으로 불법 거래, 불법 무역, 불법 경제, 불법 물류의 중요한 역할들을 한다"고 밝혔다. 최근 유엔 안보리 제재 결의에는 유엔 회원국들에 북한 대사관, 영사관 소속 북한 직원들을 줄이라는 요구가 포함됐다. 영국을 비롯한 유럽 국가들은 이미 그 첫 단계 실행 보고서를 안보리에 보냈다. 향후 우리는 북한 외교관들이 주재국들에서 인정받지 못하는 사례를 더 많이 보게 될 것이다.

    나는 태영호 전 공사가 영국에 근무할 때 그를 만났었다. 태 전 공사 사례는 자유와 번영의 꿈만 있으면 누구든 독재와 억압으로부터 탈출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천리마민방위라는 단체가 등장해 이런 고위층의 탈출을 돕는다. 대한민국 정부도 북한 관련 고급 정보에 지불하는 금액을 더 늘렸다. 따라서 향후 고위급 탈북자는 더 늘 것이다. 북한 외교관들도 마찬가지다. 가족과 함께 바깥세상에서 경험한 자유와 삶의 방식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당장은 김정남 암살로 북한 외교관들의 불법행위에 국제사회가 다시 한 번 관심을 갖게 됐다. 평양의 외교관들은 그간 암살과 불법 거래, 대량 살상 무기(WMD) 구입의 은밀한 통로였고 도구였다. 최근 유엔 결의는 회원국들에 탈북 망명자와 난민들이 더는 잔혹한 정권의 타깃이 되지 않게 보호하도록 규정했다. 이 임무 수행에 실패가 있어선 안 된다.
    [인물 정보]
    태영호 전 영국 주재 북한대사관 공사는 누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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