親中派 캐리 람, 홍콩 특구 장관에

입력 2017.03.27 03:03

빈곤층 출신… 저돌적 행정가, 우산혁명 강경 대처해 中이 신임

캐리 람
인구 700만명의 홍콩을 이끌 새 행정장관(행정수반)에 캐리 람(59·사진) 전 행정특구 정무사장(총리)이 선출됐다. 캐리 람은 26일 오전 9시부터 실시된 선거에서 투표권을 가진 1194명의 선거인단으로부터 총 777표를 얻어 365표를 받은 존 창(65) 전 행정특구 재정사장(재정장관)을 여유 있게 따돌렸다.

홍콩의 첫 여성 행정장관인 그는 오는 7월 1일 열리는 홍콩 반환 20주년 기념식에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참석한 가운데 공식 취임한다. 임기는 5년이다.

투표 결과는 압승이었지만 캐리 람의 앞날은 순탄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친중(親中) 성향의 선거인단이 중국 지도부의 낙점을 받은 그를 뽑아줬지만 홍콩 민심은 2위 득표자인 존 창을 더 지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이날 개표 현장에선 람의 당선이 확정되자 "람은 지옥에나 가라. 우리는 직선제를 원한다"는 고함이 터져 나왔다.

캐리 람은 홍콩의 가난한 노동자 가정에서 5남매 중 넷째로 태어났다. 앉아서 공부할 책상조차 없을 정도로 가난한 어린 시절을 보냈지만 명문 홍콩대에 입학했고, 대학생 시절에는 학생운동에 적극 참여했다.

홍콩 정부에서 공무원 생활을 시작한 뒤에는 '철의 여인'으로 불릴 만큼 저돌적인 성향을 보였다. 홍콩 개발국장이던 2007년에는 시민단체의 '철거 반대' 점거 시위를 뚫고 영국 통치를 상징하는 퀸스 피어(항구)를 철거했다. 2012년에는 전임인 렁춘잉 행정장관에 의해 홍콩의 2인자 격인 정무사장에 발탁됐다.

하지만 2014년 행정장관 완전 직선제를 요구하던 '우산 혁명' 시위를 강제 해산하는 등 강경 대처하는 과정에서 민심을 잃었다. 그는 이 일로 중국 지도부의 신임을 얻었지만 홍콩 시민은 그를 중국 정부의 충실한 '집행자'로 인식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캐리 람은 자신을 지지하지 않았던 냉랭한 민심을 되돌리지 못한다면 홍콩의 골 깊은 반중 정서와 중국 정부의 압력 사이에서 힘겨운 시간을 보내게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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