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만 불어도 시린 치아, 잇몸병이 문제

  • 박상은 연세좋은손치과 원장

    입력 : 2017.03.27 03:03

    의학 칼럼

    지난해 겨울 친한 친구에게 전화가 걸려왔다. "아버지가 평소 무척 좋아하시던 고기를 최근 들어 제대로 드시지 못해 걱정된다"는 얘기였다. 친구는 아버지의 치아에 문제가 생겼다고 판단해 치과에 모시고 왔다.

    진료를 해보니 왜 그동안 식사를 못하셨는지 이해가 됐다. 친구의 아버지는 '치주염'을 앓고 계셨다. 치주염은 치아를 받쳐주는 치주(잇몸)에 문제가 생기는 것이다. 치아는 잇몸과 그 아래쪽 뼈로부터 지지를 받아 제 기능을 하게 된다. 치아와 잇몸 사이에는 둘 사이의 가교 역할을 하는 인대도 있다. 치아의 균열 또는 세균의 침투로 이러한 조직들의 균형이 깨지게 되면 치주염이 발생한다.

    치주염이 생기면 잇몸이 내려가면서 치아의 뿌리가 노출돼 이가 시린 증상이 나타난다. 이로 인해 치주염을 '바람만 불어도 이가 시리다'는 의미에서 '풍치(風齒)'라고도 부른다.

    잇몸 자체의 문제로 잇몸병이 생긴 경우 보통 치근활택술과 치주소파술을 통해 치료한다. 잇몸과 치아 사이의 병든 세포들과 세균, 치석을 국소 마취해 깨끗이 제거하는 방법이라고 보면 된다. 심한 치주염으로 치아가 흔들리면 이를 뽑기도 한다. 그렇다면 이가 이미 빠져서 없는 경우는 어떻게 해야 할까?

    이럴 때는 치아가 빠지고 나서 6개월 이내에 빨리 치료를 받아야 한다. 이가 빠진 채 오랜 시간 방치되면 음식을 먹기가 어려워 멀쩡한 반대편 이로 음식물을 씹게 된다. 이렇게 장기간 한쪽으로만 음식을 씹으면 턱관절 주변이 비대칭으로 변한다. 게다가 상실된 치아 좌우의 이들이 치아가 빠진 공간으로 서서히 쓰러진다. 결국 이목구비의 비대칭까지 나타나게 되는 상황에 부닥칠 수 있다.

    이뿐 아니다. 적절한 치료시기를 놓치면 잇몸 뼈와 조직도 퇴축돼 나중에는 치료를 받을 수 없는 상황에 놓이게 된다. 임플란트나 브리지 치료로 끝났을 상황을 쓰러진 주변의 치아들을 세우고 깎고, 씌우느라 고생하게 돼 버린다. 이로 인한 경제적, 육체적인 부담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빠진 치아가 있다면 지금이라도 미루지 말고 치과 진료를 받아보는 게 좋다.

    처음으로 돌아가 지인의 아버지 이야기를 마저 해보겠다. 그의 아버지는 예전부터 잇몸 퇴축을 앓았고 이로 인해 치아가 시려 치과에서 받는 스케일링을 받을 수 없었다. 그 결과 치아에 치석이 더욱 많이 쌓였고 잇몸과 잇몸 뼈의 파괴는 가속화될 수밖에 없었다. 친구 아버지는 치과 내원 후 몇 개의 치아를 추가로 발치했고, 남은 치아 건강을 위해 지속적으로 잇몸 치료를 받으셨다. 인공 뼈 이식을 동반한 임플란트 시술도 받아 현재는 무리 없이 고기를 드실 수 있다.

    위와 같은 상황을 맞지 않기 위해서는 예방이 가장 중요하다. 주기적인 구강검진과 치석제거술(스케일링)을 받는 게 바람직하다. 사무직의 경우 2년에 한 번, 비사무직의 경우 1년에 한 번씩 국가에서 구강검진비를 전액 부담해준다. 1년에 한 번씩 건강보험 적용 혜택을 받으면 2만원 남짓의 저렴한 가격으로 스케일링을 받을 수도 있다. 이번 연 1회 보험 스케일링 혜택은 오는 6월 30일까지다. 이 기간 꼭 스케일링을 받길 바란다.

    박상은 연세좋은손치과 원장
    박상은 연세좋은손치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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