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호남 경선 '압승' 이유?…반문(反文)정서, 예상 외의 흥행

입력 2017.03.26 16:58 | 수정 2017.03.26 17:08

국민의당 대선 후보를 뽑는 첫 지역 현장 투표가 치러진 25일 광주·전남·제주 경선은 일반 시민들의 예상을 뛰어넘는 참여가 이뤄진 가운데, 안철수 후보의 압승으로 끝났다.

투표 참가율과 안 후보의 압도적인 득표라는 뜻밖의 결과에 대해 당 안팎에서는 “반문(反文) 정서가 ‘안철수’ 대안으로 현실화됐다”는 등 다양한 분석이 나왔다.

◇반문(反文)정서에 더해진 호남의 ‘전략적 밀어주기’

안 후보의 압승의 배경을 두고 가장 먼저 나온 분석은 반문(反文) 정서의 집결이었다.

박지원 대표는 이날 경선 결과가 발표된 직후 기자들과 만나 “문재인 대세론에 대해서 도저히 용납할 수 없다고 하는 우리 광주·전남·제주 시·도민들의 의사가 표시된 것”이라고 했다.

박 대표는 평소에도 “문재인이 민주당 후보로 결정되면 우리 국민들은 ‘문재인 공포증’에 싸일 것”이라고 말해온 바 있다. 박 대표가 말한 이 공포증이 점차 현실화되자, 호남에서 문 후보에 대항할 대안 후보를 찾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박 대표는 “사실상 문 전 대표로 후보가 정해진 민주당과 맞서려면 제일 센 안철수에게 ‘한번 이겨 보라’며 힘을 몰아준 측면이 있다”고 했다. 안 후보도 개표 결과 발표 직후 입장문을 통해 “오늘 저의 승리는 문재인을 꺾고 국민의당 중심의 정권교체를 하라는 요구”라고 밝혔다.

야권 관계자는 “호남에 있는 중도·보수층 유권자들은 문재인 후보로 결정돼가고 있는 민주당 경선을 지켜보면서 안철수 후보에게 호남 특유의 ‘전략적 몰아주기’가 작동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 같은 현상엔 최근 문재인 후보와 관련한 ‘전두환 표창장’ 논란이나 ‘부산 대통령’ 발언도 영향을 미쳤다고 보는 사람이 많다. 실제 이와 관련해 문 후보는 일주일 사이 호남에서 지지율이 10%포인트 이상 하락하기도 했다.

/연합뉴스 
안철수 후보
/연합뉴스 안철수 후보

◇호남 조직력이 약점으로 알려진 안철수…경선 흥행으로 약점은 희석

경선룰을 협상하는 과정에서 안철수 후보 캠프 측은 “현장 투표만으로 이뤄지는 경선룰은 조직력이 강한 후보에게 유리하다”며 현장 투표 비율은 50%가 돼야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호남 조직력에 자신이 있는 손학규 측의 요구를 받아들여 경선의 75%를 현장 투표를 반영하는 것으로 결국 양보했다.

정치권에서는 “까딱 잘못하면 안철수가 질 수도 있겠다”는 말까지 나왔다. 경선 흥행이 이뤄지지 않으면 조직력이 강한 캠프가 선거에 유리한데, 현장투표 비율을 75%까지 올렸으니 만약 경선이 흥행에 참패하면 조직력 약한 안 후보가 떨어질 수 있다는 말이었다.

당초 당에서는 이번 광주·전남·제주 경선에 3만5000명에서 4만명 정도가 참여할 것으로 예측했다. 이 지역에 등록된 당원 7만명 중 3만여명이 참여하고, 일반 시민 5000~1만명이 추가로 참여한다는 계산이었다.

하지만 실제 경선장에는 이를 훨씬 웃도는 6만2441명이 참여했다.

당 안팎에서는 “조직력이 발휘되지 못할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참여했고, 특히 일반 시민들의 참여로 조직력이 약한 안 후보 캠프의 약점이 상쇄됐다”고 했다.
/연합뉴스 
국민의당 대선후보 선출을 위한 전국 순회경선이 시작된 25일 광주 동구청 지하에 마련된 현장투표소 모습.
/연합뉴스 국민의당 대선후보 선출을 위한 전국 순회경선이 시작된 25일 광주 동구청 지하에 마련된 현장투표소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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