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지금 누구도 가보지 않았던 길을 걷는 중입니다. 어떤 결과가 나올지 아무도 예상할 수 없습니다."(해양수산부 관계자)
22일 전남 진도 팽목항에서 직선거리로 24㎞ 떨어진 곳에 있는 세월호 침몰 해역에는 해수부 측과 중국 인양 업체 상하이샐비지 인력 350명이 오전 10시부터 세월호를 수면 위로 끌어올리기 위한 작업을 펼쳤다. 세월호는 길이 144.6m, 폭 22m에 달한다. 원래 무게는 6800t이지만 각종 퇴적물 등이 쌓여 현재는 1만t이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해수부는 시험 인양이 성공적이었다고 판단해 오후 8시 50분부터 본(本)인양을 시도, 밤 11시 10분쯤 바닥에서 9m까지 끌어올렸다. 앞서 오후 3시 30분 해저면에서 1m 정도 들어 올려 본 뒤 선체 균형이 예상대로 잘 제어되는지 확인했는데 특별한 이상은 발견되지 않았다.
시험 인양 작업은 가마꾼이 가마를 양쪽에서 들어 올리는 것 같은 방식으로 진행됐다. 상하이샐비지는 세월호가 가라앉은 지점 수면 위로 가마꾼 역할을 하는 3만8000t, 2만5000t짜리 바지선을 띄웠다. 세월호 아래에는 일종의 가마 역할을 하는 '철제 리프팅빔' 33개를 깔았다. 이 리프팅빔을 와이어로 바지선 두 척에 연결해 양쪽에서 세월호를 들어 올려 수면 위로 부상시키는 방법이다.
바지선에서는 와이어를 한 번에 30㎝씩 잡아당겼다. 한 번에 너무 많이 당기면 자칫 균형을 잃을 수 있기 때문이다. 세월호는 해저 44m 지점에 왼쪽으로 누워 있는데, 선체가 훼손될 수 있는 우려 때문에 바로 세우지 않고 누워 있는 상태 그대로 들어 올렸다. 해수부 관계자는 "인양이 정상적으로 진행될 경우 23일 오전 11시쯤 세월호 선체 절반쯤이 수면 위로 떠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세월호를 끌어올린다 해도 실종자 수색 작업을 하기까지엔 상당한 시일이 소요된다. 세월호를 수면 위로 끌어올리면 바지선과 세월호를 한 몸처럼 단단하게 묶는다. 그런 다음 1.7㎞ 떨어진 곳에 정박 중인 반잠수식 운반선에 옮겨 싣는다. 반잠수식 운반선이 세월호를 바다 밑에서 떠받치듯 선적한 다음 수면으로 더 떠오르면 세월호 선체가 완전히 노출된다. 이 즈음 유가족들이 운반선 위에서 제(祭)를 올린다. 이후 세월호에서 바닷물과 기름을 빼내고 반잠수식 운반선이 운항해 목포신항으로 옮긴다. 목포신항에서는 세월호를 육지 위로 옮긴 다음 고정한다. 해수부 관계자는 "인양 이후 목포신항 부두 위 육지로 옮기는 데 13일 정도 걸릴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세월호 인양 작업엔 숱한 고비가 있었다. 해수부는 2015년 8월 상하이샐비지와 계약해 인양 작업을 시작했고 작년 7월 인양을 완료하겠다고 했지만 9개월가량 지연됐다. 세월호를 들어 올리는 방식도 중간에 변경됐다. 인양 업체는 당초 세월호 선체를 와이어로 감은 뒤 해상 크레인을 이용해 끌어올리려 했으나 크레인이 높아 위험하고 바람 영향을 받는 면적도 크다는 지적 때문에 바지선 2척과 반잠수식 선박을 이용하는 방식으로 변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