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22일 전국 250개 투표소에서 진행한 대선 후보 경선 ‘현장 투표’ 결과 일부가 인터넷과 소셜미디어를 통해 유포되면서 ‘부정선거’ 논란이 일고 있다.

민주당 지도부는 이날 투표 결과를 밀봉했다가 오는 27일 호남 지역부터 시작되는 권역별 순회 경선 일정과 맞춰 순차적으로 발표하기로 했었다. 그러나 이날 투표 종료 30여분 만에 투표소별 개표 결과들이 엑셀 파일, 메모 형태 등으로 유출되기 시작했다. 가까운 지역별로 투표소 결과를 몇 개씩 합쳐 정리해 놓은 형식도 있었다. 내용은 문재인 후보가 상당한 차이로 다른 후보들을 앞섰다는 것이었다.

그러자 나머지 후보들은 “선거 결과가 사전에 유출됐다”며 반발했다. 안희정·이재명 후보 측은 “공직 선거에서 부재자 투표 결과가 미리 공개된 것이나 마찬가지”라며 “만약 문 후보 캠프가 대세론을 퍼트리기 위해 개입된 것이라면 법적 조치를 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이들 캠프는 당 지도부와 선관위에 선거 관리 책임을 묻기로 했다. 일각에서는 경선 불복 주장도 나왔다. 이에 대해 문 후보 측은 “개표 결과 유출은 문재인 캠프와는 전혀 상관없는 일”이라고 했다.

국민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에는 대의원이 아닌 일반 당원과 시민 등 총 214만명이 선거인단으로 참여했다. 투표 방식은 ①일반 당원+일반 시민의 사전 투표 ②일반 당원+일반 시민의 ARS 투표 ③4개 권역별 유세장에서의 대의원 현장 투표 세 가지로 이뤄진다. 이날은 이 중 ①번 투표가 이뤄진 것이다. 전국 시·군·구 250곳에 마련된 투표소에서 22일 하루 동안 동시에 실시됐다. 이날 투표를 하겠다고 밝힌 선거인단은 총 29만명이었다. ARS 투표는 오는 27일부터 호남 지역을 시작으로 충청, 영남, 수도권·강원 지역 순으로 치러지는 권역별 투표 과정에서 실시된다. 호남의 경우 25~26일 ARS 투표(②)를 하고, 27일에 각 후보들이 호남에서 직접 유세를 한 뒤 대의원들이 현장 투표(③)를 한다. 충청, 영남, 수도권·강원 지역도 같은 방식으로 진행된다.

네 곳의 권역별 경선 결과는 그때그때 발표하기로 했다. ARS 투표(②), 대의원 투표(③) 결과를 합산하고 여기에 22일 실시한 현장 투표 결과(①) 중 해당 지역 투표분을 합쳐서 같이 공개하기로 했다. 그런데 22일 현장 투표가 종료되자마자 일부 개표 결과들이 유포된 것이다. 이날 투표율은 총 5만2886명이 참여해 18%를 기록했다.

안희정·이재명 후보 측은 “문재인 캠프에서 개표 결과를 일부러 흘린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유출된 상당수 개표 결과에서 문 후보가 앞선 것으로 나온 만큼 뒤처져 있는 결과를 일부러 안·이 캠프에서 유출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이날 250곳 투표소에는 사전 합의한 대로 캠프별 참관인들이 배치됐는데, 일부 참관인들이 개표 결과를 캠프에 보고하는 과정에서 해당 자료들이 유출된 것으로 알려졌다. 안희정 캠프 강훈식 대변인은 “있을 수 없는 일이 발생했다”며 “현 상황에 대한 당 지도부와 선관위의 책임 있는 입장을 23일 오전까지 명확히 밝혀 달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