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밤… 중국 축구병 고친 리피를 조심하라

    입력 : 2017.03.21 03:04

    [작년 10월 中 대표팀 맡아… 채찍들고 '무기력증' 대수술]

    - 이탈리아 리그 5번우승한 명장
    욕설 서슴지않는 냉혈한 리더십… 200억 연봉 첫 대표팀 공식 승부
    中선수 "한국 깜짝 놀라게할것"
    韓, 압박축구 벗어날 전술 짜야

    러시아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2차 한·중전을 앞둔 마르첼로 리피 중국 축구 대표팀 감독이 18일 중국 창사 훈련 도중 손가락으로 선수들에게 작전을 지시하는 모습.
    러시아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2차 한·중전을 앞둔 마르첼로 리피 중국 축구 대표팀 감독이 18일 중국 창사 훈련 도중 손가락으로 선수들에게 작전을 지시하는 모습. /신화 연합뉴스
    "중국이 한국을 깜짝 놀라게 할 준비를 하고 있다."(FIFA.com)

    20일 FIFA(국제축구연맹) 공식 홈페이지 메인 화면에 중국 축구 국가대표 펑샤오팅(광저우 에버그란데)의 인터뷰가 실렸다. 그는 이렇게 말했다. "솔직히 한국은 우리보다 강하다. 하지만 우린 새 감독 밑에서 눈부시게 향상됐다. 배운 대로 하면 한국을 꺾을 수 있다."

    지난해 9월 1일 열린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첫 경기(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한국은 중국을 3대2로 눌렀다. 오는 23일엔 2차 한·중전(중국 창사)이 열린다. 중국의 선수 면면은 25명 중 17명이 1차전 때와 같다. 그런데도 펑샤오팅이 자신감에 차 있는 건 지난해 10월 부임한 이탈리아 출신의 명장 마르첼로 리피(69) 감독에 대한 믿음 때문이다.

    리피는 2012년 중국 프로팀 광저우 에버그란데에 부임한 직후부터 축구 '중국병'을 수술한 인물로 평가받는다. 중국팀을 처음 맡는 지도자들은 하나같이 충격을 받는다고 한다. 흡연·음주는 예사고, 선수가 구단 식당에서 케이크를 산더미처럼 쌓아 놓고 먹는 모습도 볼 수 있다. 이런 중국 축구를 바꿔 놓은 인물이 리피다. 그는 광저우에 부임한 2012년부터 3년 연속 팀을 리그 정상에 올려놓았다.

    리피 감독은 겉보기엔 편안한 이웃집 할아버지 같지만 누구보다 냉혹하게 군림하는 인물이다. 인터 밀란 시절인 1999~2000시즌엔 지시에 따르지 않는다는 이유로 최고 스트라이커 로베르토 바조를 라이벌인 AC 밀란에 팔아버린 일도 있었다. 그는 중국에 온 이후에도 선수들의 통행금지 시간을 정하고, 지시를 따르지 않는 선수에겐 신체 접촉도 마다하지 않았다고 한다. 광저우 시절 리피 감독의 신임을 받았던 전 국가대표 김영권은 "선수들이 하도 욕을 많이 들어서 나중엔 이탈리아어 욕을 바로 알아듣게 됐다"고 했다.

    중국병 고친 '명장' 리피의 기록
    중국인들은 리피가 자국 대표팀의 무기력증도 고쳐줄 것으로 믿는다. 리피는 1996년 유벤투스(이탈리아)를 UEFA(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정상으로 이끌었고 2006년에는 이탈리아를 월드컵 정상에 올려놓으며 축구 역사상 처음으로 월드컵과 UEFA 챔피언스리그를 모두 제패한 인물이다. 중국축구협회도 리피 감독의 요청대로 일찌감치 프로 리그를 중단하고, 대표팀을 일주일 일찍 소집했다. 중국은 리피 감독에게 200억원이 넘는 연봉을 주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은 월드컵 최종 예선에서 2무3패(승점 2)로 최하위다. 벼랑 끝에 몰린 만큼 한국(3승1무1패·승점 10)에 완승하는 것 외에는 선택이 없다. 한준희 KBS 해설위원은 "이전과는 다른 중국 팀을 상대한다는 마음가짐을 가져야 한다"며 "한국이 미드필드부터 중국의 압박을 벗어나는 전술을 짜내야 한다"고 말했다. 알렉스 퍼거슨 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감독은 그의 책에 이렇게 썼다. "누구든 리피를 쉽게 봤다간 큰코다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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