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테일추적>박 전대통령 소환 앞둔 중앙지검 "20, 21일 무조건 칼퇴하라"

    입력 : 2017.03.20 17:35 | 수정 : 2017.03.20 18:00

    박근혜 전 대통령 소환 조사를 하루 앞둔 서울 서초동 중앙지검 청사 앞이 취재진으로 분주하다./오종찬 기자
    박근혜 전 대통령이 출석하는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청사 전체는 21일 사실상 박 전 대통령의 ‘1인 조사실’로 변신한다. 검찰은 사고 예방·철통 보안을 위해 초긴장 상태에 돌입했다. 소환 당일 검찰청 주변엔 2000여명의 경찰이 투입될 계획이다. 20일 검찰 관계자들에게 “내일은 평소와 어떻게 달라지느냐”고 물어봤다.

    ‘칼퇴’
    서울중앙지검에는 20일부터 이틀간 ‘칼퇴’령이 떨어졌다. 평소 서초동 검찰청 시계는 ‘체포시 48시간 내 구속영장 청구, 구속기한 20일 이내 기소’ 같은 ‘마감’시간 때문에 일상이 일반적인 근로시간인 ‘9 to 6’로 돌아가지 않는다. 피의자가 밤·낮을 가려가며 시간을 정해놓고 체포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새벽에도 청사 불이 환하게 켜져있는 경우가 왕왕 있다. 검찰 관계자는 “당직자와 박 전 대통령 수사 관계자를 제외하고는 20일은 오후 9시, 21일은 오후 7시 안에 무조건 퇴근하라는 지시가 내려왔다”며 “워낙 야근이 많은 중앙지검에서 이런 칼퇴 모드는 이례적인 상황”이라고 했다. 밤 9시가 과연 ‘칼퇴’인지는 모르겠으나, 어쨌든 그렇다고 한다. 교통 혼잡을 방지하기 위해 직원들은 20일 안으로 청사 안에 주차된 차량도 모두 빼야하고, 소환 당일엔 차량을 가져올 수 없다.

    ‘21일 점심, 서초동 식당 출입금지’
    박 전 대통령이 한창 수사를 받고 있을 21일 점심, 전 직원이 서초동 외부 식당을 이용할 수 없다. 행여 나가서 직원들끼리 이런 저런 수다라도 떨다가 ‘수사보안’이 새어나갈 것을 우려한 조치다. 기자들이 곳곳에 도사리고 있을지도 모르기 때문이라고 한다. 20일 오후 현재 기자가 이 기사를 쓰고 있는 검찰 주변 ‘별다방’에도 최소 3개 매체 기자가 앉아서 전화 취재를 하고 있다. 이에 따라 21일 검찰 직원들은 11시30분부터 30분 간격으로 3개조를 나눠 구내식당에서 ‘침묵의 식사’에 돌입한다. 검찰 관계자는 “1부 타임(11:30~12:00)은 1·2차장 산하 직원과 용역업체 직원, 2부 타임(12:00~12:30)은 서울고검 및 총무과, 3부 타임(12:30~13:00)은 특수 수사를 하는 3차장 산하, 반부패부 및 사무국 직원이 이용하게 된다”며 “상황이 상황인지라 이날 구내식당 풍경은 마치 ‘묵언수행’ 같을 것”이라고 말했다.

    ‘엘리베이터, 10층 화장실, 현관, 출입문…일시 통제’
    21일 오전 9시부터 박 전 대통령이 출석(오전 9시 30분 예정)할 때까지 1층 현관 출입이 통제되고, 같은 시간 일반인이 사용하는 건물 엘리베이터는 작동이 일시 중단된다. 이날 법원쪽 정문을 제외한 모든 출입문은 굳게 닫힌다. 옥상공원·3층 화단 출입도 통제한다. 중앙지검 종합민원실도 닫는다. 찾아오는 민원인들은 서울고검으로 보낼 계획이다. 직원들은 박 전 대통령 소환 장면을 동영상이나 사진으로 촬영할 수 없다. 검찰은 기자들에게는 ‘드론 촬영’을 하지 말아달라고 요청했다. 박 전 대통령이 조사를 받을 10층 화장실도 직원들 이용이 일부 통제될 것으로 보인다. 한 검찰 관계자는 “4년 전 중앙지검 형사부에 출석했던 한 재벌 3세 여성이 검찰 화장실 환경이 너무나 열악해 깜짝 놀랐다고 주변에 말한 것으로 유명하다”며 “일반인 입장에선 별 다를 것 없는 공공기관 화장실이지만, 화장실 환경에 민감한 사람은 낯설지도 모르겠다”고 했다.

    ‘배달음식 지정업체는 5곳, 다른 메뉴도 가능은 해’
    중앙지검에서 현재 ‘장부’를 달아놓고 먹으며, 공금 처리하는 배달음식 업체는 O도시락, I백반집, H·C중식당, G샌드위치전문점 등이 있다. 피의자들에겐 대개 이 중에서 식사를 고르라고 하는 편이지만, 특별히 다른 음식을 원할 경우 제공하는 것이 불가능하지도 않다. 최순실씨가 검찰 조사 당시 인근에서 ‘곰탕’을 시켜먹었던 것처럼, 전직 대통령이 어떤 음식을 원하느냐에 따라 다른 메뉴 배달도 가능하다. 여의치 않으면 직원이 근처로 나가 직접 사올 수 도 있다. 다만 전직 대통령 소환 조사가 만천하에 공개되어있는 상황이고, 만에 하나 누군가가 음식에 어떤 해꼬지를 할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검찰은 음식 부분에 대해 “세세한 내용까지 일단 보안을 걸 수 밖에 없다”고 전했다.
    중앙지검에서 평소 피의자에게 식사를 시켜주는 식당은 인근 5곳으로 압축된다. 사진은 O도시락의 불고기 도시락 메뉴./인터넷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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