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격호 "내가 만든 회사인데 누가 나를 기소해"…신동빈·서미경 끝내 눈물

    입력 : 2017.03.20 16:16 | 수정 : 2017.03.20 16:37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이 20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롯데그룹의 경영비리 관련 1차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뉴시스

    '경영 비리' 의혹으로 재판에 넘겨진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이 법정에서 “이 회사는 내가 만든 회사고, 100% 주식을 갖고 있는데 어떻게 나를 기소할 수 있느냐”고 따졌다.

    신 총괄회장은 20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4부(재판장 김상동) 심리로 열린 롯데 오너 일가의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횡령·배임) 등 혐의에 대한 1차 공판에 출석해 이같이 말했다. 이 자리에는 장남인 신동주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과 차남인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신 총괄회장과 사실혼 관계에 있는 서미경(57)씨 등도 피고인 신분으로 나왔다.

    재판은 오후 2시 정각에 시작했지만 고령으로 거동이 불편한 신 총괄회장은 휠체어를 타고 오후 2시 15분쯤 법원에 도착했다. 법원 청사에 도착한 그는 경호원들의 부축을 받으며 힘겹게 휠체어에 올라탔다. 경호원들은 그의 손에 지팡이를 쥐여 주고, 무릎에는 담요를 덮었다. 취재진의 질문에는 "으음…"이라며 말을 아꼈다.

    신 총괄회장은 재판장을 향해 휠체어를 돌리는 법원 직원을 향해 “여기가 어디냐”고 물었다. 변호인이 “회장님이 회삿돈을 횡령했다고 검찰이 기소해서 재판을 해야한다”고 설명하자 “내가 횡령을 했다고?”라고 반문했다.

    법정에 들어선 신 총괄회장은 재판장이 기본 인적 사항 등을 확인하자 "이게 무슨 자리냐"고 물었다. 변호인이 "검찰 단계에서도 제대로 기억을 못하셔서…"라고 하자 재판장은 "재판 중이라는 걸 잘 모르시냐"고 물었다. 또 재판부가 생년월일을 여러차례 물었지만 신 총괄회장은 질문을 이해하지 못했다. 변호인이 일본어로 ‘생년월일’을 여러 번 읊자 “어?”라고 되물었다.

    신 총괄회장은 재판이 진행되는 내내 옆자리에 앉은 신 회장에게 말을 했지만 대화가 잘 통하지 않자 신 회장은 종이에 글을 써서 필담을 나눴다. 재판부는 “(신 회장은) 의사소통이 되는 것 같은데 자리를 옮겨 옆에 앉으라”며 “어떤 말씀을 하시는거냐”고 물었다. 신 회장은 "누가 회장님을 기소했냐, 여기 계신 분들이 누구냐고 물으신다"고 답했다. 이에 변호인이 "자기가 만든 회사인데 누가 대체 자기를 기소했느냐, 이해할 수 없다는 취지"라고 덧붙였다.

    또 신격호 총괄회장은 “재판을 왜 하느냐” “앉아 있는 사람들은 누구냐”고 계속해 질문하며, 지팡이를 휘두르고 수행 비서를 때리기도 했다. 이런 신격호 총괄회장을 바라보던 서미경씨는 입술을 깨물다 결국 눈물을 보였다. 그는 안경을 벗고 가방에서 손수건을 꺼내 눈가를 닦았고, 신격호 총괄회장의 변호인이 변론하는 내내 손수건으로 눈가를 훔치는 모습을 보였다.

    재판장은 신 총괄회장 측이 공소사실을 부인하는 입장을 모두 밝히자, 신 총괄회장 측에 "퇴정해도 된다"고 허락했다. 직원들이 휠체어를 밀며 이동하려는 것을 제지한 신 총괄회장은 변호인과 다시 말을 주고받았다.

    변호사는 재판부를 향해 "이 회사는 내가 100% 가진 회사다. 내가 만든 회사고, 100% 주식을 갖고 있는데 어떻게 나를 기소할 수 있느냐. 누가 나를 기소했느냐"는 신 총괄회장의 말을 전달했다. 신 총괄회장은 변호사에게 "책임자가 누구냐. 나를 이렇게 법정에 세운 이유가 무엇이냐"고도 물었다.

    재판장은 "나중에 설명해 달라. 그 정도 말씀이면 퇴정해도 될 듯하다"고 오후 2시 44분쯤 퇴정을 다시 허락했다. 이에 신 총괄회장은 “왜 이러느냐”며 큰소리로 외치고 사람들을 향해 지팡이를 휘둘렀다. 이에 서미경씨는 코끝이 빨개진 채 굳은 표정으로 그를 바라봤다. 신 총괄회장의 둘째 아들 신동빈 회장도 그가 퇴장하는 모습을 보며 손수건으로 눈물을 닦고 고개를 숙였다. 신 총괄회장은 법정 출석 30분 만에 자리를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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