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스칼릿 조핸슨 인터뷰서 튀어나온 "한국 대통령 탄핵 아세요?"

    입력 : 2017.03.20 03:03

    이태훈 문화부 기자
    이태훈 문화부 기자
    "미국에서도 대통령 탄핵 목소리가 끊이지 않고 있잖아요. 한국 대통령이 탄핵된 걸 알고 있나요?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합니다."

    지난 17일 오후 서울 코엑스 인터컨티넨탈 호텔 그랜드 볼룸. 신문·방송과 연예 온라인 매체까지 더해 기자들만 300명 넘게 모였다. 무대 위에 앉은 할리우드 여배우 스칼릿 조핸슨(33·사진)의 표정이 살짝 굳어졌다. 조핸슨은 SF 영화 '공각기동대: 고스트 인 더 쉘' 개봉(29일)을 알리러 일본에서 비행기 편으로 날아왔다. 우리나라에 온 것도 처음. 한 기자가 한국의 대통령 탄핵에 관해 질문한 것은, '화면을 압도하는 눈빛 연기의 비결' '원작(1995년작 일본 애니메이션)이 있는 영화의 캐릭터를 연기하는 어려움' 등 신작 영화에 대해 두어 개 문답이 오간 뒤였다.

    조핸슨이 잠깐 머뭇거렸다. "저를 한국 정치에 끌어들이는 건가요? 준비가 안 돼 있는데요." 농담으로 넘기려 했지만, 어색한 표정까지 다 감춰지진 않았다. "저도 뉴스로는 읽었습니다. 무척 복잡한 상황인 것 같더군요. 체면 안 깎이려면 이 문제에는 끌려들지 않는 게 좋겠어요. 물론 트럼프에 대해서는 할 말이 많지만요."

    스칼릿 조핸슨
    조핸슨은 우리에게는 수퍼 히어로물 '어벤저스' 시리즈의 매력적 스파이 '블랙 위도우'로 낯익다. 할리우드에선 대표적인 젊은 페미니스트이고, 반(反)트럼프 입장을 공공연히 밝혀 왔다. TV 코미디 쇼에 출연해 트럼프의 딸 이방카를 패러디하기도 했다.

    이번엔 '영화에서처럼 투명인간이 된다면 뭘 먼저 하고 싶으냐'는 질문이 나왔다. 조핸슨이 경직된 분위기를 풀어보려는 듯 웃으며 말했다. "청와대에 들어가 보고, 탄핵 질문에 좀 더 잘 대답해드리고 싶네요." 어색한 농담에 아무도 웃지 않았다. "별로였나요? 반응이 별로네요?" 조핸슨만 어색하게 웃었다.

    이날 회견이 진행된 40여 분 동안 조핸슨에게 건네진 질문은 7개. 그녀는 트럼프와 미국 정치에 대한 입장을 묻는 마지막 질문에는 아예 답변하지 않았다. 다음 날 몇몇 신문과 인터넷 매체 기사 제목은 이랬다. '조핸슨, 투명 슈트 입으면 청와대 가서 탄핵 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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