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한국만 '세계경제의 봄'에서 소외되나

      입력 : 2017.03.20 03:10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침체를 겪던 세계경제가 거의 10년 만에 회복세로 돌아서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미국·중국의 '빅 2'와 선진국, 신흥국들의 경제지표가 일제히 개선되는 징조가 여러 곳에서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영국 경제 전문지 '이코노미스트' 최근호는 "세계 경기는 제조업에서 회복세가 두드러지고 있다"고 전하면서 '글로벌 경제의 놀라운 성장'이란 제목을 달았다.

      미국의 지난 2월 취업자 수는 시장 예상을 웃돌게 증가한 반면, 실업보험 청구자는 43년 만의 최저 수준으로 내려갔다. 유로존의 1월 신규 일자리 창출은 9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고, 일본은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상향 조정했다. 올 들어 수출이 11% 증가한 중국을 포함, 인도·러시아·브라질·아세안 등의 신흥국 경제도 부진에서 탈출하는 양상이 뚜렷하다.

      아직 세계경제에 '봄'이 온 것인지 단정할 수는 없다. 다만 조금씩 나아지는 듯한 흐름에 한국만 소외돼 있어 가슴을 답답하게 한다. 성장률은 겨우 2%대이고 내수는 얼어붙었다. 가계 소비성향이 역대 최저로 가라앉고, 소매 판매가 마이너스 행진 중이며, 실업자 수는 17년 만의 최대를 기록했다. 각종 지표 중 유일하게 호조세인 수출은 몇몇 대기업들 잔치로, 중소기업이나 서민 경제로는 온기가 퍼지지 않는다. 세계 주요 경제권 중 거의 유일하다.

      대외 환경이 호전되는데도 혜택을 누리지 못한다면 우리 자업자득이다. 부실 업종을 구조조정하고 산업 경쟁력을 키우는 노력을 게을리했다. 대우조선과 해운업 구조조정은 늑장 부리다 아직도 진행 중이다. 규제를 풀고 신산업을 육성하는 대신 정부는 돈 풀어 부동산 띄우기에 의존했고, 국회는 경제 활성화 법안을 사사건건 발목 잡았다. 그 결과 경제 활력은 꺼지고 가계 빚만 눈덩이처럼 부푸는 기형적 경제 체질이 돼 버렸다.

      한국경제학회는 얼마 전 정책 세미나에서 우리 경제가 처한 상황을 '절대 위기'라고 경고했다. 정치권과 정부가 지금이라도 정신 차리지 못하면 세계 경기가 실제 회복돼도 그 대열에서 낙오해 호황이 남의 일이 되고 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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