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견 조율해 해결책 이끌어내… 팀원과 함께 성장해요"

    입력 : 2017.03.20 03:03

    세계창의력올림피아드 출전 앞둔 초등생 7人

    "아이디어 실패해도 도전 재밌어"
    협력·소통, 융합적 사고력 길러줘

    NASA(미 항공우주국)가 후원하는 세계창의력올림피아드(Odyssey of the Mind World Finals)는 약 40개국에서 3만여 명 학생과 관계자들이 참가하는 창의력 축제다. 창의력과 융합적 사고력을 중시하는 사회 흐름에 따라 우리나라에서도 대회에 대한 관심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 지난달 18일 제40회 세계창의력올림피아드에 출전할 우리나라 국가대표 선발전이 열렸다. 이 선발전에서 김도현(서울 개일초 5)·양원재(언주초 5)·윤혁준(서일초 4)·장준우(양서초 4)·민동윤(언북초 3)·하유정(왕북초 4)·홍준서(도성초 4) 학생은 초등부 은상을 거머쥐며 미국 대회 출전권을 따냈다. 이어 지난달 25일 열린 중국 창의력 올림피아드에서도 2위에 올랐다. 이들은 어떻게 창의력과 융합적 사고력을 키웠을까. 오는 5월 미국에서 열릴 세계창의력올림피아드 출전을 준비 중인 일곱 학생을 만나봤다. 이들을 지도하는 이종만 와이즈만 영재입시센터 소장(각종 창의력 대회 문제 심사기준 분석 담당)의 조언도 함께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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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창의력올림피아드 국가대표 선발전 현장
    지식은 물론 협동·배려·소통 등 인성까지 평가

    세계창의력올림피아드에서는 학생 7명이 팀을 이뤄 즉석과제와 도전과제를 차례대로 수행한다. 즉석과제의 경우 7명 중 5명만 참가하는 형태다. 7명이 동시에 입장해 문제를 보고 나서 팀원끼리 상의해 2명은 뒤로 물러나고 5명이 과제를 수행한다. 팀원 간 협동심은 물론 배려·나눔 등 여러 가지 인성 요소까지 필요한 과제다. 이와 달리 도전과제는 7명 모두 출전한다. ▲운송장치 ▲과학기술 ▲고전 ▲구조물 ▲공연의 5개 과제 가운데 하나를 선택해 해결해야 한다. 학생들은 과제를 고르고, 해결하고, 설명하는 과정에서 해당 주제에 대한 지식은 물론 팀워크나 소통 능력 등까지 평가받는다. 일곱 학생은 도전과제에서 '운송장치'를 선택, '세 개의 운송장치가 2층 이상의 건물에서 출발해 3m 60㎝ 떨어진 곳에 도착하게 하라'는 과제를 받았다. 학생들은 태엽 장난감과 타워 크레인의 원리를 결합한 운송장치를 선보였다. 팀장을 맡은 김도현군은 "친구들이 낸 여러 가지 아이디어를 실행 가능하게 하는 게 어려웠다"며 "하지만 친구들과 대화하며 다양한 생각과 방안을 조율, 과제를 해결했을 때 무척 뿌듯했다"고 전했다. 양원재군은 "다른 학교의 친구(또는 동생)들과 한 팀이 돼 준비하는 과정이 처음에는 매우 낯설었다"며 "서로 돕고 격려하며 우리 힘으로 과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큰 보람을 느꼈다"고 말했다.

    학생들은 무엇보다 대회에 참여하며 '소통'의 힘을 느낀 것을 가장 큰 장점으로 꼽았다. 하유정양은 "아이디어가 너무 많이 나와 팀원 간 의견이 충돌할 때가 가장 힘들었다"며 "그럴 때마다 팀 좌우명인 '상대의 아이디어를 깎아내리지 않고 살을 덧대자'를 되새겼다"고 설명했다. 장준우군 역시 "많은 아이디어 중 무엇을 골라야 할지 몰라 고민인 적이 많았다"며 "팀원들과 대화 나누면서 이견을 조율해 가장 좋은 방안을 이끌어낸 과정이 기억에 남는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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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도현·양원재·윤혁준·장준우·민동윤·하유정·홍준서 학생은 작년 11월부터 토요일마다 이종만 와이즈만 영재입시센터 소장, 이상욱 와이즈만 대치센터 수학팀장과 대회를 준비했다. /창의와탐구 제공
    실수·실패에도 다시 도전하는 자세 배워

    오랜 역사와 전통을 가진 세계창의력올림피아드는 참가 학생들이 '축제'처럼 즐기는 대회다. 그래서 대회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아이들이 즐겁고 신나게 배우며 성장한다는 장점이 있다. 일곱 학생은 지난해 11월부터 토요일마다 모여서 대회 준비를 했다. 첫 모임 때는 도전과제를 선정했다. 하지만 준비 과정은 녹록지 않았다. 아이디어만으로는 성공할 것 같았던 운송장치들이 연이어 실패해 좌절할 때가 잦았다. 몇 번씩 다시 회의하며 기존 장치를 보완해 나갔다. 홍준서군은 "연습을 마치면 부모님께서 '너무 오래 수업해 힘들지 않으냐'고 물으셨는데, 저는 늘 '재미있다'고 대답했다"며 "친구들과 함께해서인지 오랜 시간 연습하면서도 힘든지 몰랐다"고 말했다. 이종만 소장은 "실제로 한국 대회에서 '좋은 아이디어'라고 칭찬받았던 장치가 중국 대회에서는 동력이 주차장 밖에 있다는 이유로 점수를 받지 못하기도 했다"며 "하지만 이런 실패에도 아이들이 당황하지 않고 차분히 다시 시도하는 모습에 무척 놀라고 감탄했다"고 전했다.

    학생들은 토론 중심으로 진행되는 와이즈만 수업이 창의력을 키우는 데 도움됐다고 말한다. 자기만의 아이디어를 내고, 상대 말을 경청하고, 반박하는 과정을 거치며 문제 해결력을 키웠다는 얘기다. 민동윤군은 "평소 친구들과 대화하며 함께 문제를 해결하는 수업을 들은 게 도움됐다"며 "그 덕분에 대회 준비 과정에서 제 아이디어를 제시하고 팀원과 이견 조율하는 과정을 원활하게 진행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종만 소장은 "세계창의력대회는 팀원들이 힘을 합쳐 과제를 해결하며 성장하는 대회다. 부족한 점은 친구의 도움을 받고, 자신이 잘하는 것으로 남을 도울 수 있다. 또한 어른 도움 없이 아이들 스스로 과제를 해결하면서 창의력과 융합적 사고력, 문제해결력 등을 기르게 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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