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과대학·융합교육 확대… 4차 산업혁명 이끌 여성 공학도 양성

    입력 : 2017.03.20 03:03 | 수정 : 2017.03.20 03:17

    숙명여자대학교

    올해부터 5개 학부·7개 전공 개편
    기초교양대학 내 융합 학부 신설
    젠더 이슈 다루는 혁신센터 설립

    4차 산업혁명이라는 화두가 대학가를 강타하고 있다. 우리 스스로 만들었지만, 어느 누구도 그 방향과 파급력을 예상하지 못하는 미지의 길이다. 4차 산업혁명을 두고 전문가들은 한결같이 기존의 산업혁명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큰 변화를 불러올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단순한 기술의 변화가 아니라 교육, 규제, 제도, 문화 등이 이전과는 확연히 바뀌게 될 사회 체제의 변혁 앞에서 지성의 전당이라고 할 수 있는 대학의 고민은 날로 깊어질 수밖에 없다.

    이러한 패러다임의 전환기 속에 숙명여자대학교는 남들보다 한발 앞서 혁신의 길을 개척하고 있다. 산업구조의 변화와 장기적인 인력 수급 변화를 예측해 학제구조를 개편하고 융합 교육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변화를 계속 시도 중이다. 발 빠르게 변화에 대응하는 숙명여대를 살펴본다.
    이미지 크게보기
    지난해 10월 열린 ‘기술인문혁신트렌드와 시제품 제작 워크숍’ 수업에서 학생들이 강의를 듣고 있다. /숙명여대 제공
    기술선도대학 위해 공학계열 확대

    숙명여대는 올해 화공생명공학부와 IT공학과로 이뤄진 기존 공과대학을 확대해 ▲화공생명공학부 ▲ICT융합공학부 ▲소프트웨어학부 ▲기계시스템학부 ▲기초공학부 등 총 5개 학부 7개 전공으로 개편했다. 신설된 전공들은 4차 산업혁명의 핵심 키워드인 AI(인공지능), 빅데이터, 나노 신소재, 가상현실, 5G 이동통신 등의 학문 분야를 총망라한다. 특히 기초공학부의 경우 학생선택권을 강화하기 위해 공대 내 단일학부 규모보다 더 큰 80명의 정원을 배정했다. 기초공학부 재학생은 1학년 때 기초교육과정 및 레지던셜 프로그램으로 전공을 탐색한 다음, 2학년 때 자신이 원하는 공학 분야로 이동하게 된다.

    공학계열 확대는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대학 체질을 개선하고 사회수요에 따른 맞춤형 교육과정을 개발하기 위한 첫 단추다. 공대가 공통 주력산업으로 설정한 헬스케어와 스마트카 분야는 나노 마이크로와 소프트웨어 기술과의 연계성이 높아 여성 공학도가 쉽게 접근 가능하며 앞으로 여성의 사회 진출에도 유망한 분야로 꼽힌다. 공대 내에서 두 주력산업에 대한 교과목 코드공유 등을 통해 융합전공 및 연계프로젝트도 활발히 운영할 계획이다.

    공학·비공학 묶는 융합교육 확대

    학제 개편과 함께 추진하는 주요 혁신으로는 '융합교육 강화'를 꼽을 수 있다. 숙명여대는 창의적·융합적으로 사고하는 인재 양성을 위해 전공별로 전문성, 창의, 융합을 실현하는 교육과정 개편을 예고했다. 구체적으로는 대학의 체질개선과 교육의 질 강화를 위해 교육혁신센터를 신설하고 이곳을 통해 융합형 교육 과정을 강화할 예정이다. 또한 전공에 구애받지 않고 사회 수요에 따라 누구나 우수한 교과를 개설할 수 있는 개방형 플랫폼인 '융합 학부'를 기초교양대학 내에 신설했다. 현재 인문사회, 예체능 계열 중심으로 운영 중인 융합전공은 공대를 포함해 사회수요 맞춤형 융·복합 전공들로 다양하게 구성할 계획이다.

    더불어 다전공 확대를 위한 제도 개선 및 학생 관리를 강화하고 있다. 특히 다양한 융·복합연계전공을 확대하고, 기초교양대학 교학팀에서 연계전공 이수 학생을 위해 교과목 개설관리, 연계전공 페어 진행, 비교과 프로그램 운영 등을 지원하고 있다. 앞으로 학생 스스로 관심 분야에 대한 교육과정을 구성하고 연계전공으로 이수하는 자율설계 연계전공도 신설할 계획이다.
    이미지 크게보기
    숙명여대 신동식 화공생명공학부 교수가 학생들과 실험실습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숙명여대 제공
    대학 울타리 넘나드는 실험적 프로그램

    기존의 교육 패러다임이 바뀌면서 대학 역시 더 이상 울타리 안에 존재하지 않을 것이라는 예측이 나온다. 이는 단순히 학제간 장벽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예컨대 MOOC(대규모 온라인 공개 강좌)와 같은 혁신적 교육방식이 생기면서 강의를 꼭 강의실에서만 들을 필요가 없어진 것이다

    이에 숙명여대는 지역사회를 포함한 주변의 교육 자원을 최대한 활용해 교육의 질을 높이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서울시와 함께 하는 캠퍼스타운 사업이 대표적이다. 캠퍼스타운 사업은 대학의 인적·물적 자원과 지역의 공공 자원을 결합해 청년 일자리를 창출하고 지역경제를 활성화하는 신개념 도시재생모델이다. 숙명여대는 이 사업을 통해 용산전자상가, 용문전통시장, 용산지역 문화벨트를 연결하는 지역창조 프로젝트를 진행해 바람직한 산학 간 협력모델을 구상할 계획이다.

    이뿐만 아니라 서울시 디지털 대장간, KIAT 기술인문융합창작소, 서울시 글로벌창업지원센터 등과 연계한 현장형 수업을 강화하는 한편, 국제적 기업인 아마존의 AWS(Amazon Web Service) 클라우드 인프라를 활용해 우수한 여성 IT개발자를 양성하는 프로그램도 이른 시일 안에 마련할 예정이다.

    젠더 이슈 포함, 미래 지향적 교육 추진

    숙명여대는 4차 산업시대에 여자대학으로서 기대하는 사회적 소명을 다하기 위한 젠더(gender) 혁신 센터도 신설했다. 젠더 혁신이란 남녀간 차이에 대한 고려를 통해 새로운 지식 창출과 기술 활용을 촉진하기 위한 움직임을 말한다. 숙명여대는 그동안 과학기술의 발전 과정에서 남성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소외됐던 여성을 위해 젠더 혁신적인 관점에서 공학 교육을 추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짐에 따라 국내 대학 최초로 과학기술 분야의 젠더 이슈를 다루는 센터를 설립했다.

    젠더 혁신 센터는 젠더 이슈를 분석하는 창의적인 연구방법으로 새로운 발견을 이끌어내고, 이를 통해 기술의 혁신을 이루는 것이 목표다. 예를 들어, 남성보다 작은 여성의 손에 맞는 스마트폰 기술을 개발하고, 남성 목소리에 맞춰진 음성 인식 기술이나 남성 모형의 더미(dummy)만을 가지고 시행하는 자동차 충돌 테스트 등 산업 전 분야에 걸쳐 소외됐던 여성의 입장을 반영하는 연구를 하는 것이다. 강정애 숙명여대 총장은 "여성이 주도하는 기술혁명으로 기술민주주의 시대에 진정한 양성평등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전 기사 다음 기사
    기사 목록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