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동 불편한 노인위해 '찾아가는 투표車' 등장

    입력 : 2017.03.17 03:03

    ['잃어버린 20년' 넘어 부활한 日本]

    - 고령화 대처 어떻게…
    고령 수감자 돌보기위해 교도소에 상근 간병인 배치

    "미안해. 60년을 같이했는데…." 지난달 일본 수도권 하치오지(八王子)시에서 치매를 앓는 81세 아내를 목 졸라 죽인 84세 남편은 자신도 음독하고 앰뷸런스에 실려 가면서 이렇게 말했다. 장남 부부가 바로 옆에 살며 도왔지만 "정신적 한계에 왔다"는 게 병원에서 눈을 뜬 노인의 말이었다. 작년 11월에도 비슷한 사건이 났다. 치매 부모와 동반 자살하려다 혼자 살아난 딸(47)이 "살아서 미안하다"는 말로 일본 사회를 울렸다. 월세 3만3000엔짜리 셋방에서 부모와 함께 살며 병시중 들던 효녀였다. '간병 살인'은 고령화 사회의 고통이 집약된 현상이다. 일본 경시청은 간병 살인이 매년 50건 정도 일어난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한국 사회는 고령화에 대해 두려움을 느끼는 단계지만, 일본은 두려움을 현실로 겪는 단계"라며 "사회 곳곳에 고령화 여파가 눈에 보이게 나타나고 있다"고 했다.

    일본 미에현에 있는 요양원에 입소한 노인(왼쪽)에게 한 청년 자원봉사자가 자신이 그린 초상화를 선물하고 있다.
    일본 미에현에 있는 요양원에 입소한 노인(왼쪽)에게 한 청년 자원봉사자가 자신이 그린 초상화를 선물하고 있다. /마이니치신문
    일본 법무성은 올해부터 전국 교도소 70곳 중 65세 이상 수감자가 20%가 넘는 시설 32곳에 '상근 간병인'을 배치하기 시작했다. 이제까지는 비상근 간호사만 1명씩 근무했는데, 식사와 목욕 수발, 기저귀 교환 등이 필요한 수감자가 늘어나면서 교도관들의 사기가 떨어진 데 따른 조치였다. 또 지난해 7월 참의원(상원) 선거 때 일본 농촌 시마네현 하마다(浜田)시에서는 '찾아가는 투표차'가 처음 등장했다. 투표소 가기 힘들다는 노인이 늘어난 게 이유였다.

    류재광 삼성생명 은퇴연구소 수석연구원이 "이게 다 우리가 겪을 일이니까, 일본이 구체적으로 어떤 시행착오를 겪는지, 어떤 정책으로 효과를 보는지 잘 봐둬야 한다"고 했다. 예를 들어 일본은 최근 요양시설 확충보다 '재택(在宅) 간병' 시스템 강화에 더 힘쓰고 있다. 당장 급하다고 요양원을 늘리기보다는 각자 자기 집에서 최대한 오래 살 수 있게 돕는 정책이 사회 전체에 이익이라는 게 우리보다 먼저 이 문제와 씨름해본 일본의 결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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