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달도 안됐는데, 트럼프 '사면초가'

    입력 : 2017.03.17 03:12 | 수정 : 2017.03.17 08:45

    [도청 의혹 제기했다가 망신당하고… 트럼프케어는 공화당까지 반대]

    反이민 정책 2탄도 법원서 제동… 무리하게 추진하다 입지 좁아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5일(현지 시각) 여야 정치권과 법원으로부터 동시에 십자포화를 맞았다.

    미국 법원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문제점을 고쳤다면서 다시 내놓은 '반(反)이민 행정명령'에 대해 "변한 게 없다"며 또 중단 명령을 내렸다. 대표적 대선 공약이던 반이민 정책이 사법부의 잇단 제동으로 한 발짝도 나가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대선 기간 자신을 도청했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에 대해서도 미국 여야 정치권은 이날 한목소리로 "근거가 없다"고 했다. '오바마 케어(저소득층을 위한 건강보험제도)'를 개혁하겠다고 추진 중인 '트럼프 케어'도 야당인 민주당은 물론 공화당 내에서조차 반대 목소리가 더 크다. 보수파는 "어정쩡한 타협안"이라는 이유로, 온건파는 "취약 계층 보호 대책이 없다"는 점을 들어 트럼프 대통령을 비판하고 있다.

    집권 2개월도 안 된 시점에서 무리한 정책과 '거친 입' 때문에 스스로 발목이 잡혀 여야 정치권과 법원 등으로부터 난타를 당하고 있는 것이다.

    미 하와이주(州) 연방지방법원의 데릭 왓슨 연방판사는 이날 이란·시리아 등 이슬람 6개국 국민의 입국을 90일간 제한하는 내용의 새 행정명령을 일시 중단하라는 결정을 내렸다. 16일 시행을 5시간 앞둔 시점이었다.

    이 결정은 미국 전역에 적용된다. 왓슨 판사는 새 행정명령이 원안보다 다소 완화됐지만 여전히 종교의 자유를 침해한 것으로 봤다.

    미 행정부는 '새 명령은 무슬림 차별이 아니라 국가 안보를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지만, 법원은 "무슬림 입국을 전면 금지하겠다"고 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까지 판결문에 적시하면서 "(그 의도를) 숨길 수 없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월 27일 이라크 등 이슬람 7개국 국민의 입국을 90일간 금지하는 행정명령을 발동했지만 법원이 1·2심에서 잇달아 제동을 걸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법원의 벽을 넘기 위해 지난 6일 입국 금지 대상에서 이라크를 빼고 기존 비자 발급자와 영주권자는 입국을 허용하는 내용의 새 행정명령을 내놨으나 또다시 막힌 것이다.

    이날 공화당 소속 데빈 누네스 하원 정보위원장과 민주당 정보위 간사인 애덤 시프 의원은 기자회견을 열고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4일 제기한 이른바 '오바마 도청 의혹'에 대해 "(도청은) 없었던 것으로 본다"고 했다. 누네스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꼽히는데도 "도청을 입증할 만한 증거가 없다"고 했다. 야당인 시프 의원도 "대통령이 그런 주장을 한 것은 무책임한 것"이라고 했다. 미 하원은 오는 20일까지 도청 증거를 제시하라고 최후 통첩한 상태다.

    '사면초가'에 몰린 트럼프 대통령은 특기인 대중 집회와 여론몰이로 정면 돌파를 시도했다. 그는 이날 테네시주 내슈빌에서 열린 대중 집회에 참석해 "(새 행정명령 중단은) 정치적으로 이뤄진 끔찍한 판결"이라며 "(테러) 위험은 명확하고, 법과 행정명령의 필요성도 명확하다"고 했다. "(대법원까지) 갈 데까지 가겠다"고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폭스뉴스 인터뷰에선 "도청은 많은 다른 것들을 포함하고 있다"며 "여러분은 매우 흥미로운 것들을 앞으로 2주 동안 발견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흥미로운 것이 무엇인지는 밝히지 않았다.


    [키워드 정보] 오바마 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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