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해서 더욱 아름다운

    입력 : 2017.03.16 03:03

    서울대미술관 '예술만큼 추한'展

    흙과 석고를 자신의 얼굴에 짓이겨 바른 뒤 온몸을 비틀며 절규하는 사가장의 영상 작품

    전시 간판이 재밌다. '예술만큼 추한'이다. 반전(反轉)이 기대되는 이 전시는 서울대미술관에서 5월 14일까지 열린다. 정영목 서울대 미술관장은 "낯설고 불편하며, 메스껍거나 혐오스럽기까지 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뭉개진 살 같기도 하고, 내장이 뭉쳐 있는 듯 보이는 이근민의 '매터 클라우드'는 실제 환각에 시달린 작가가 보고 느낀 불안과 환상, 정신적 고통을 담은 작품이다. 서용선의 '개사람'은 개처럼 바닥에 납작하게 엎드린 포즈와 붉은색으로 인간의 탐욕을 적나라하게 드러낸다. 붓 대신 손을 이용해 그림을 그린 오치균의 작품도 나왔다. 80년대 미국 유학 시절 그린 '홈리스' '인물' 등 어둡고 무거운 그림은 인간의 폐쇄적 심리 상태를 보여준다.

    회화, 사진, 조각 등 50여점이 걸렸다. 구지윤, 심승욱, 이강우, 함진 등 우리 작가를 비롯해 장 뒤뷔페(Dubuffet), 올리비에 드 사가장(Sagazan) 등 모두 13명의 작가가 참여했다. 흙과 석고를 자신의 얼굴에 짓이겨 바른 뒤 온몸을 비틀며 절규하는 사가장의 영상 작품〈사진〉은 놓치지 말 것. 전시의 반전은 치유다. 밑바닥, 가장 추하고 흉한 것을 목도하고 인정하는 과정은 고통스럽지만 그 자체가 일종의 수행이자 치유로 승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02)880-9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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