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소득층과 저소득층 사교육비, 9배까지 격차 벌어져

    입력 : 2017.03.15 03:11

    [오늘의 세상] 교육 양극화 더 심해져

    - 교육부 "평균 사교육비 월25만원"
    고소득층은 월44만원으로 늘고 저소득층은 월5만원으로 줄어

    - 학부모들 "실제론 훨씬 더 든다"
    사교육 않는 학생 포함 '통계 착시'… 과외 받는 고교생, 월50만원 써
    예체능 사교육비도 크게 늘어, 교과 사교육에 더해 '이중 부담'

    교육부와 통계청이 14일 발표한 '2016년 초·중·고 사교육비 조사 결과'에서 사교육비 증가와 함께 두드러진 점은 고소득층과 저소득층의 사교육비 격차가 더 벌어졌다는 것이다. 사교육비에서도 '양극화 현상'이 심해지고 있는 것이다.

    ◇소득 최상·최하위 사교육비 격차 8.8배

    소득별로 비교하면 월 소득 '700만원 이상'과 '600만~700만원' 고소득층에서는 월평균 사교육비가 지난해 각각 44만3000원, 36만5000원으로 전년보다 5.6%, 1.2%씩 늘어났다. 하지만 나머지 600만원 미만 가정 전체에서는 전년 대비 사교육비가 일제히 줄었다.

    그 결과, 소득 최상위(700만원 이상) 가구와 최하위(100만원 미만) 가구의 월평균 사교육비 격차는 2015년 6.4배에서 지난해 8.8배로 더 커졌다. 사교육 참여율도 소득 최상위 가구에서 81.9%로 가장 높았고, 최하위 가구는 30.0%로 가장 낮았다. 전문가들은 "생계가 어려운 저소득층은 교육비 투자를 줄이는데, 고소득자들은 자녀의 대입과 미래를 위해 갈수록 자녀 교육에 더 많이 투자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사교육이 소규모·세분화되면서 고액화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월 소득 700만원 이상 고소득층에 속하는 정모(초·중학생 학부모)씨는 "강남 대치동에서는 수능 영어 '빈칸 추론' 유형이나 수학 4점짜리 문항을 한 달간 집중 클리닉 받는데 200만~300만원씩 내는 식으로 사교육이 세분화되고 비싸졌다"며 "스카이(서울대·연대·고대) 가려면 수능에서 거의 만점을 받아야 하는 입시 구조 때문에 아이가 하나인 집도 수백만원씩 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월평균 사교육비가 25만원대라는 정부 조사에 대해 상당수 학부모가 "비현실적"이라는 반응을 보인다. 사교육비 통계는 사교육을 안 시키는 학부모(32.2%)들도 모두 포함해 평균을 낸다. 예컨대, 전체 고교생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26만2000원이지만, 사교육을 하는 고교생만 따로 집계하면 49만9000원으로 배 가까이 뛴다. '평균'의 오류로 통계가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또 정부 통계는 방과 후 학교와 EBS 교재비, 어학 연수비 등도 제외한 수치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2015년 사교육비 총액을 30조원 이상으로 추정했다.

    초등학교나 고등학교와 달리 중학교는 지난해 월평균 사교육비와 참여율(63.2%→55.8%)이 전년 대비 비슷하거나 조금 줄었다. 이런 현상에 대해 교육부는 "자유학기제 전면 시행으로 교과목 사교육이 줄어든 것"이라고 분석했지만 "자유학기제 때 사교육을 더 많이 시키는 학부모가 많다"는 주장도 있다.

    ◇국·영·수에 예체능까지 '이중 부담'

    초, 중, 고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 변화 표

    국·영·수 등 교과(敎科) 사교육보다 음악·체육·미술 등 예체능 사교육비가 크게 증가한 것에 대해 전문가들은 "입시뿐 아니라 예체능에 대한 부모들 관심이 크게 늘어났다는 방증"이라고 분석했다.

    교육부 최보영 통계담당관은 "요즘 부모들은 공부도 중요하지만 어릴 때부터 적성을 찾아주고 삶의 풍요나 창의력을 키워주기 위해 음악과 체육도 가르치고 싶어 하는데, 그런 사회 트렌드가 통계에 반영된 것 같다"며 "이미 교과 사교육을 시키고 있는 중산층 이상 가구들은 예체능에 추가로 투자한다"고 말했다.

    조효완 광운대 입학 전형 담당 교수는 "예체능에 대한 학부모 관심은 크게 늘어났는데 학교에서 다 흡수하지 못하고 있다"며 "특히 음대·미대·체대 등 예체능 입시 경쟁은 갈수록 치열해져 학부모의 사교육비도 늘어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정부가 사교육비를 줄이기 위해 운영하는 방과 후 학교가 제대로 효과를 발휘하지 못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방과 후 학교 참여율은 2009년 이후 꾸준히 증가했지만 2013년 60.2%에서 정점을 찍고 지난해 55.8%까지 줄었다. 김희규 신라대 교육학과 교수는 "학교 방과 후 수업에서 교과뿐 아니라 특기·적성 교육을 강화하는 등 국가와 지자체가 나서 저소득층 학생들의 질 높은 비교과 활동 참여 기회를 늘려줘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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