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하라" "중단하라"… 과도정부에 주문 쏟아내는 민주

    입력 : 2017.03.15 03:04

    "폭력 태극기집회 사법처리" 압박
    靑기록물 이관에도 연일 '경고'

    다른 정당서 "엄포정치 하나… 벌써 집권당 행세한다" 비판
    민주 "국정 돕기 위한 견제"

    더불어민주당과 민주당 대선 주자들이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의 '과도 정부'와 공직 사회를 향해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민주당은 "과도 정부의 권한 남용을 막고 안정적 국정 관리를 돕기 위한 견제"라고 했지만, 다른 정당들은 "벌써 집권당 행세, 엄포 정치를 한다"고 했다.

    14일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원내대책회의에서는 정부에 대한 주문이 쏟아졌다. 우상호 원내대표는 "하루빨리 대선 일정을 확정해달라"고 주문한 뒤, 최근 탄핵 반대 집회에서 3명이 사망한 사고와 관련해 "민주노총 한상균 위원장을 끝까지 체포해 징역형을 선고했던 검찰이, 왜 폭력 집회 주도자들을 가만히 놔두느냐. 검찰은 형평성 있게 끝까지 추적해 사법처리해야 한다"고 했다. 국회 관계자들은 "야당이었을 때는 검찰에 대한 항의라고 볼 수 있지만, 집권이 유력한 제1당이라면 수사 가이드라인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우상호(오른쪽) 원내대표가 14일 국회에서 열린 당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우상호(오른쪽) 원내대표가 14일 국회에서 열린 당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또 윤호중 정책위의장은 같은 회의에서 사드(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전개와 관련해 "박근혜 정부 무능의 결정타는 사드 무능"이라며 "사드 무능이야말로 안보·외교·경제 무능까지 합쳐진 종합판으로 국가적 재앙"이라고 했다. 전날 김대중·노무현 정부에서 외교·안보 고위직을 지낸 인사들이 참여한 한반도평화포럼은 "박근혜 전 대통령이 임명한 통일·외교·안보 관료들은 지금 즉시 모든 행동을 중단하라"고 했던 것과 같은 맥락이다. 이들은 안보 담당 공무원들에게 "부역 행위를 중단하라"고도 했었다. 문재인 캠프 총괄본부장인 송영길 의원은 최근 한민구 국방장관을 만나 사드 철회를 요구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

    민주당은 박근혜 전 대통령이 물러남에 따라 대통령기록관이 청와대 기록물을 기록관으로 이관하기 시작한 것에 대해서도 연일 '경고' 메시지를 내고 있다. 박경미 대변인은 이날 "청와대의 각종 문건 폐기와 반출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크다"며 "(증거를 없애지 못하게) 압수수색을 미룰 하등의 이유가 없다"고 했다. 전날은 국가기록원이 '보관을 위한 대통령기록물의 지정 주체는 황교안 권한대행'이라고 유권해석을 하자, 이에 대해 윤관석 수석대변인이 "황 권한대행이 대통령기록물을 지정, 국정 농단에 대한 증거 인멸에 협조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분명히 밝힌다"고 하기도 했다. 그러나 정부 측은 "기록물 보관 작업은 법정 기준에 따라 진행이 되고, 설사 기록물로 포함되더라도 법원의 영장 발부를 통해 볼 수 있는데도 지나치게 문제를 과장하고 있다"고 했다.

    민주당의 이 같은 행동에 대해 바른정당 주호영 원내대표는 "여당이 없는 상태에서 원내 제1당이자 집권 가능성이 높은 민주당이 공무원들에게 '하라' '하지 말라'면서 복지부동과 직무 유기를 강요하고 있다"며 "이것은 정권을 다 잡은 듯한 생각에서 나오는 오만이자 과도한 간섭"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도 민주당이 공직 사회를 향해 명령조로 주문하는 것은 자제해야 한다고 했다. 홍득표 인하대 명예교수는 "외교·안보 문제는 상대 국가가 있는데 '아무것도 하지 말라'고 한다면 국가의 신뢰가 어떻게 되겠느냐"며 "외교·안보 정책은 정부 성향과 관련 없이 일관성 있게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당 내 일각에서도 "탄핵 이전과 같은 말을 해도 탄핵 이후에는 이를 받아들이는 국민과 공무원 처지에서는 '집권당처럼 행세한다'는 생각을 할 수 있다"며 "더욱 신중한 언행이 필요하다"고 하고 있다.

    그러나 우상호 원내대표는 본지 통화에서 "그동안 일상적으로 해오던 정부에 대한 비판과 견제 기능을 하고 있을 뿐"이라며 "집권당 행세라는 비판에 동의할 수 없다"고 말했다. 윤호중 정책위의장은 "여야가 없는 상황이라면 원내 1당으로서 더욱 책임감 있게 정부에 주문할 것은 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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