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재사망 10명 중 6명, 건설현장 근로자

    입력 : 2017.03.15 03:04

    전체 사고사 3년 연속 줄었는데 건설업만 계속 늘어 두달새 69명

    이달 초 서울 강동구의 한 고등학교에선 신학기를 맞아 5층 높이의 건물 외벽(外壁) 공사가 한창이었다. 건물 밖에 층층이 설치된 비계(飛階·공사용 작업대) 위에서 작업자 10여명이 분주하게 움직였다. 하지만 공사장 안전은 실종된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비계 밑으로 그물 형태의 추락 방지 시설이 없었고, 작업자 대부분은 추락 방지용 안전벨트조차 매지 않았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지정된 기한 내에 공사를 끝내기 위해 위험하다는 걸 알면서도 안전 수칙을 어긴 채 작업하는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최근 산업 재해로 인한 사망자가 꾸준히 줄지만 유독 건설 현장에선 사고사가 급증하고 있다. 최근 2~3년 동안 주택 건설 경기가 활기를 띠면서 주택 건설 물량이 사상 최고 수준으로 늘어나 사고사도 덩달아 증가한 것이다. 특히 빌라·원룸 같은 소규모 건설 현장(총공사비 120억원 미만)에서 사고가 급증하고 있다.

    고용노동부 집계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달 23일까지 전국에서 발생한 산재 사고 사망자(109명) 가운데 건설 현장 사망자는 69명(63.3%)에 달했다. 연도별로 보면 전체 산재 사망자는 2014년 992명에서 지난해 969명으로 줄었는데, 건설 현장 산재 사망자는 같은 기간 434명에서 499명으로 오히려 10% 이상 늘었다.

    건설업 산재 사망자가 급증하는 것은 소규모 건설 현장 급증과 무관하지 않다. 소규모 건설 현장은 전국적으로 매일 3000개꼴로 생겼다 없어지기를 반복하는 데다 대부분 공사 기간이 짧아 중앙정부나 지방자치단체가 대대적인 관리·감독에 나서기가 쉽지 않다. 정부는 착공 여부조차 파악하기 힘든 총공사비 3억원 미만 단기간 공사가 건설 현장의 80%에 육박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여기에 현장 작업자의 안전 불감증도 사고 증가에 영향을 미친다는 지적이다. 안전모·안전벨트 착용 같은 필수 안전 수칙을 지키지 않아 사고 발생 시 사망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 것이다.

    정부는 건설업 산재 사망자를 줄이기 위해 추락 사고 방지에 적극 나설 방침이다. 건설 현장에서 발생하는 전체 사고 중에서 추락사가 60%가 넘기 때문이다. 이기권 고용부 장관은 "건설 재해의 주요 원인인 추락 사고 예방을 위해 전문가의 기술 지원 활동이나 안전 시설 설치 비용 지원 확대 등을 추진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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