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춤정장 입문으로 좋은 셔츠… 앉아서도 허리 둘레 재보세요

    입력 : 2017.03.15 03:02

    원단따라 가격 천차만별이지만 체형 보완 정도면 중저가도 충분
    잘입는 재킷 챙겨가면 재단 도움돼… 이니셜은 왼쪽 가슴 아래가 무난

    세상에 한 벌뿐인 맞춤옷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셔츠를 맞춰 입는 멋쟁이 남성이 늘고 있다. 직장에서 매일 정장을 차려입지 않더라도 셔츠는 서너 벌쯤 꼭 필요하고, 슈트보다 저렴한 비용으로 맞춤 제작을 경험해볼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간과 돈, 정성을 들여 맞췄다고 해서 마음에 쏙 드는 셔츠가 나오는 건 아니다. 직장인 신민성(36)씨는 얼마 전 큰 맘 먹고 셔츠 한 벌을 맞췄다가 후회했다. 완성된 셔츠 질감이 예상과 사뭇 달랐다. "옷감을 견본으로 볼 땐 몰랐는데 셔츠로 만들어 놓으니 생각보다 얇고 광택이 강했어요. 구김까지 잘 생겨 할 수 없이 옷장에 고이 모셔뒀습니다."

    서울 이태원동 맞춤 셔츠 전문점 ‘스테디 스테이트’에서 안은진 대표가 한 고객의 치수를 재고 있다. 안 대표는 “목 둘레는 정확하게 맞아야 가슴이 울지 않고, 품은 약간 여유가 있어야 멋스럽다”고 말했다.
    서울 이태원동 맞춤 셔츠 전문점 ‘스테디 스테이트’에서 안은진 대표가 한 고객의 치수를 재고 있다. 안 대표는 “목 둘레는 정확하게 맞아야 가슴이 울지 않고, 품은 약간 여유가 있어야 멋스럽다”고 말했다. /이진한 기자

    새봄 산뜻한 셔츠를 장만하려는 남성들을 위해 실패하지 않는 맞춤 요령을 전문가들에게 물었다.

    중저가냐, 고급이냐

    맞춤 셔츠 가격은 원단 종류나 품질, 제작 방식 등에 따라 달라진다. 공정 대부분을 기계로 처리하는 중저가 맞춤은 10만원 이내. 손바느질이 많이 들어가고 옷감을 사전에 여러 번 세탁해 수축을 최소화하는 고급 맞춤은 한 벌에 30만원을 넘기도 한다. 무조건 고급을 찾을 필요는 없다. 체형을 보완하거나 깃(칼라)·소맷부리(커프스) 모양을 원하는 대로 만드는 정도가 목적이라면 중저가도 충분하다는 게 전문가들 의견이다.

    물론 고급 슈트에 받쳐 입기 위해서라면 셔츠도 그만큼 고급일 필요가 있다. 고급 슈트는 원단과 심지를 접착제로 붙이지 않고 바느질하는 방식으로 만들어 몸의 곡선이 자연스럽게 살아난다. 마찬가지로 셔츠도 칼라·커프스 심지에 접착제를 쓰지 않고 바느질을 해 부드러운 느낌을 주는 비(非)접착식 고급 맞춤이 어울린다.

    즐겨 입는 재킷·셔츠 챙겨 가라

    깃의 종류 그래픽

    셔츠를 맞출 땐 평소 자주 입는 재킷을 챙겨 가는 것이 기본이다. 본인에게 잘 어울리는 색상과 무늬를 찾기 쉽고 재단을 정확히 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가령 셔츠 소매는 재킷 밖으로 1.5㎝쯤 나와야 하는데, 셔츠 암홀(armhole·몸통에서 팔로 연결되는 구멍)이 재킷 암홀보다 크면 팔 길이를 정확히 재더라도 재킷 밖으로 셔츠 소매 끝이 드러나지 않는다. 셔츠 겨드랑이 부분이 재킷에 걸려 셔츠 소매가 딸려 올라가기 때문이다.

    평소 가장 좋아하는 셔츠를 가져가면 선호하는 원단 두께와 광택, 실루엣 등을 재단사가 파악하기 쉽다. 말로는 정확하게 설명하기 어려운 것들이다. 맞춤 셔츠 브랜드 '스테디 스테이트' 안은진 대표는 "편안한 착용감이 느껴지는 치수를 정하는 데도 중요한 참고 자료가 된다"고 했다. 예컨대 목 둘레는 줄자로 정확하게 잴 수 있지만, 거기에 어느 정도 여유를 두어야 편안하게 느끼는지는 사람마다 다르다.

    이니셜은 어디에 새길까?

    재단사에게 전부 맡기는 것보다는 꼼꼼히 따져보고 적극적으로 의견을 제시하는 것이 좋다. 맞춤 셔츠 벤처기업 '스트라입스' 김용환 이사는 "원래 셔츠 전체 기장은 엉덩이와 허벅지 경계까지 재야 하지만 이보다 짧게 재는 곳이 많다"며 "엉덩이 아래까지 기장을 넉넉하게 재달라고 요청해야 허리춤에서 셔츠가 바지 밖으로 빠져나오지 않는다"고 했다. 대개 서 있는 자세로 치수를 측정하지만, 배가 많이 나온 체형이라면 의자에 앉아 배를 내민 상태에서 허리 둘레를 측정해달라고 할 수도 있다.

    맞춤의 '징표'나 마찬가지인 이름 이니셜을 셔츠에 새길 때도 맞춤 업체에서 따로 묻지 않고 소매 끝에 알아서 새겨주는 경우가 있다. 사실 소매 끝이나 깃 부분은 이니셜을 새기기에 좋은 자리는 아니다. 자칫 너무 티 내는 것처럼 느껴질 수 있다. 왼쪽 가슴 주머니 아래 새기는 게 가장 무난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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