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취임 50일… 정부 요직 500개 아직도 공석

    입력 : 2017.03.14 03:04

    국무·국방 등 빅4의 副장관도 백악관·장관 이견에 인선 지연
    그 아래 차관·차관보도 못 정해
    가뜩이나 인재풀 좁은 상황서 러시아 내통의혹 겹쳐 인사 마비
    "최근 수십년 가장 느림보 정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지난 11일(현지 시각)로 출범한 지 50일을 맞았지만, 미국 국무부와 국방부 등 주요 부처 부장관과 차관 등 500개의 요직이 여전히 비어 있어 국정 공백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미국 언론들이 보도했다. 누구를 발탁할 것인지를 둘러싸고 트럼프 대통령의 백악관과 주요 장관들 사이에 힘겨루기가 벌어지면서 인선이 지연되고 있다는 것이다.

    뉴욕타임스(NYT)와 CNN 등은 12일(현지 시각) "국무·국방·재무·법무 등 이른바 '빅4' 부처의 부장관 인선이 모두 늦춰지고 있고, 500개 이상의 주요 직책이 비어 있다"며 "최근 수십 년 사이 가장 느린 정부 구성"이라고 보도했다. 특히 '빅4' 부처 중 법무부를 제외한 국무·국방·재무부는 부장관 후보자조차 윤곽을 잡지 못하고 있다. 트럼프에게 비판적이었던 전직 관료와 전문가들을 배제하면서 인재풀(Pool)이 좁아진 데다, 개성이 강한 장관들이 인사를 놓고 백악관과 기(氣) 싸움을 벌이고 있는 것이 주요인이다.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은 부장관 자리에 엘리엇 에이브럼스 전 국무부 차관보를 추천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퇴짜를 놨다. 에이브럼스가 과거 자신을 공개적으로 비판했다는 이유에서였다. 국방부도 '야당 성향 인사 기용'을 주장하는 제임스 매티스 장관과 이에 반대하는 백악관이 맞붙으면서 부장관 하마평조차 나오지 않고 있다. 재무부는 스티븐 므누신 장관이 월가 출신을 부장관으로 기용하려고 했지만, 백악관이 '부자 내각'에 대한 정치적 부담을 이유로 주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NYT는 "부장관 인선이 늦어지면서 국무부에서만 6명의 차관과 22명의 차관보 인선이 이뤄지지 않고 있고, 재무부에선 3명의 차관과 9명의 차관보 등의 인선이 밀려 있다"고 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국경 강화' 조치를 밀어붙이고 있지만, 정작 국경 경비와 이민 관련 책임자는 모두 공석인 것으로 알려졌다.

    출범 50일 현재 미 상원 인준을 통과한 트럼프 행정부의 고위 관료는 17명에 불과하다. 반면 같은 기간 오바마 행정부는 32명, 조지 W 부시 행정부는 31명, 빌 클린턴 행정부는 26명의 고위 관료가 인준을 받았다. CNN은 "백악관은 야당이 인준 방해를 하고 있다고 주장하지만, 실제로 인준이 필요 없는 자리에도 사람을 임명하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실제 공직 후보자를 검증하는 정부윤리청은 지난 5일 기준 63명의 후보에 대한 재산 공개 보고서를 접수했는데, 같은 기간 오바마 행정부에선 228명의 보고서를 제출했다.

    인사가 지지부진한 상태에서 트럼프 행정부는 설상가상으로 '러시아 내통 의혹'이란 악재를 만났다. 플린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여기에 휘말려 옷을 벗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러시아 의혹'에 대한 맞불 작전으로 '오바마 도청 의혹'을 내놨지만, 점점 더 수렁으로 빠지는 양상이다.

    트럼프는 지난 4일 갑자기 오바마 전 대통령이 대선 기간 자신을 도청했다고 트위터를 통해 주장하며 의회 조사 등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미 하원 정보위원회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오는 13일까지 (도청) 증거를 내놓으라는 서한을 보냈다"고 의회전문 매체 더힐이 이날 보도했다. 존 매케인 미국 상원의원(공화당)도 CNN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증거가 없다면 지금이라도 주장을 철회하라"고 했다.

    백악관은 이날 내놓은 트럼프 행정부 출범 50일 보도자료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워싱턴 정치가 아니라 미국 근로자를 최우선으로 생각했다"며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탈퇴와 송유관 건설 허가, 에너지와 제조업 규제 철폐 등을 업적으로 꼽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50일을 맞아 일부 각료와 가진 오찬에서도 "엉망이었던 경제를 바로잡을 것"이라고 했다. 이는 지난 2월 미국 고용이 예상보다 10만명 더 많은 23만명이 늘어난 것에 트럼프가 자신감을 얻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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