묻혀있던 茶山 필사본 저술, 세상밖으로 나오다

    입력 : 2017.03.14 03:04

    한중연 '김영호 컬렉션' 공개

    다산 정약용이 지은 칠언절구 한시가 들어 있는 산수도. 오른쪽 아래에 정조의 부마(사위)였던 홍현주의 도장이 찍혀 있다.
    다산 정약용이 지은 칠언절구 한시가 들어 있는 산수도. 오른쪽 아래에 정조의 부마(사위)였던 홍현주의 도장이 찍혀 있다. /한국학중앙연구원

    조선후기 실학자 다산(茶山) 정약용(丁若鏞·1762~1836)의 필사본 저술과 그동안 알려지지 않았던 자료들이 다수 공개됐다. 한국학중앙연구원(원장 이기동)은 13일 김영호 석좌교수가 2015년 한중연 장서각에 기탁한 다산 저술 필사본 50종 166책과 시문·서화·고문서 5종 23점을 공개했다. 김영호 교수는 이 자료들이 1930년대 정인보와 안재홍이 편찬한 '여유당전서'의 저본이 됐던 정고본(定藁本·완성된 원고)과 다산 집안에 보관돼 오던 가장본(家藏本)이라고 밝혔다.

    이번에 공개된 필사본 다산 저술은 그의 주요 저작을 망라했으며 여유당전서와 내용이 다른 부분이 상당수 있어 다산 학문과 사상의 변화 과정을 보여준다. 정조가 시경(詩經)의 800여 조목을 질문한 데 대한 정약용의 답변을 담은 '시경강의'는 여유당전서를 간행할 때 누락된 이 저술에 대한 정조의 평가가 포함돼 있다. 중국 고전 '상서(尙書)'가 동진 때 인물인 매색의 위작임을 밝힌 '매씨상서평(梅氏尙書平)'은 다산이 유배지에서 초고를 완성했고 유배에서 풀려난 후 전면 개정했다. 여유당전서가 개정본을 수록한 데 비해 필사본은 초고본이어서 다산 상서학(尙書學)의 변천 과정을 알 수 있다. 조성을 아주대 교수는 "이번에 공개된 자료들을 기존 자료들과 꼼꼼히 비교해 보면 다산 저술의 전모를 좀 더 치밀하게 재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시문·서화·고문서에는 새로 밝혀진 자료가 다수 포함됐다. '산수도(山水圖)'는 수묵 산수화 오른쪽 위에 정약용이 쓴 칠언절구(七言絶句) 제시(題詩)가 적혀 있다. 김영호 교수는 "그림도 다산이 그렸는지는 확실하지 않다"고 말했다. '어정규장전운(御定奎章全韻)'은 정조가 하사한 책의 윗단 여백에 붉은 먹으로 자신의 견해를 부기했다. '산재냉화(山齋冷話)'는 일상의 소소한 일에 관한 서술에 수기치인(修己治人)의 처세관을 담았다.

    한중연은 이번에 공개된 다산 관련 자료의 의의를 짚어보고 다산학 연구의 새 지평을 모색하는 국제학술대회를 17~18일 한중연 대강당 2층 세미나실에서 개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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