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 변동 큰 농산물, 농업 '빅데이터'로 안정 유도

    입력 : 2017.03.14 03:04

    농수산물 수급안정 힘쓰는 aT

    지난해 11월 전남 해남군 배추밭에 습해가 덮쳤다. 해남은 전국 최대 배추 주산지로 꼽힌다. 겨울배추의 경우 전국 생산량의 70%(연간 22만t)를 차지한다. 당시 가을배추가 큰 타격을 받아 생산량이 20%가 준 8만t이었다고 한다. 예기치 않은 피해였다. 전남도 관계자는 "작년 여름 극심한 가뭄으로 심는 시기가 보름 정도 늦었다"며 "여기에 생육 시기에 잦은 비가 내려서 일조량이 부족해 습해를 입었다"고 말했다. 농민들은 "20여년 만에 습해 피해는 처음"이라며 "생산이 줄어 가격이 올라봐야 농사를 망친 거라 결국은 손해"라고 입을 모았다.

    배추는 대표적인 투기 작물로 꼽힌다. 공급이 쏠리는 '홍수 출하'로 가격이 폭락해 수확을 포기하고 '배추밭 갈아엎기'가 어김없이 반복되지만, 농민들은 '혹시나' 하는 투기 심리를 버리지 못한다. 3년 주기로 '잘 걸리면 대박'이라는 심리가 팽배해 있다고 한다. 그래서 배춧값 폭락을 겪고도 재배 면적이 잘 줄어들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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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10월 파리 국제식품박람회 한국 홍보관에서 aT 관계자가 외국인을 상대로 차 시음 행사를 열고 있다. aT는 EU 지역에 한국 농식품 수출 확대를 위해서 이 박람회에 참가했다. /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제공
    수급안정 도모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는 올해 농산물 수급 불안정 해소에 발 벗고 나선다. 태풍·홍수·가뭄 등 자연재해와 기후변화에 따라 배추처럼 가격이 16배 급등락하는 농산물의 수급안정에 힘쓰겠다는 것이다. 수급안정을 기반으로 유통개선, 수출진흥, 식품산업육성 등 각 사업을 선순환 구조로 연계해 나갈 방침이다. 고혁성 aT 홍보실 차장은 "농산물 수급안정은 농가소득 안정과 생활물가 안정으로 이어져 소비자에게 혜택이 돌아간다"며 "수급안정은 농산물 수출확대와 식품산업 성장의 토대가 된다"고 말했다.

    aT는 계약재배 확대와 산지유통 강화에 힘쓰고 있다. 가격 변동 폭이 큰 배추·무 등을 선제적으로 확보하며 계약재배 규모를 확대한다. 올해 배추·무 계약재배 규모는 3t으로 작년보다 1t 증가했다. 계약기간은 1년에서 3년으로 늘렸다. 마늘·양파 등 양념류 농산물은 계약재배를 연차별로 확대할 계획이다.

    aT는 농산물 수급 상황에 따라 정부 지정 농산물의 수매·수입, 비축·방출·판매 등을 통해 수급안정을 유도한다. 수매 6개 품목은 배추·무·양파·마늘·마른고추·콩, 수입 8개 품목은 고추·마늘·양파·생강·팥(녹두)·참깨·대두·땅콩이다. 농업 관련 빅데이터를 분석해 가격·출항·작황 등을 상시 관찰하며 수급을 관리하기도 한다.

    1967년 농어촌개발공사로 설립된 aT는 올해 창립 50주년을 맞았다. 1986년 농수산물유통공사를 거쳐 2012년 지금의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로 거듭났다. 2014년 9월 본사를 나주로 이전한 aT는 서울 양재동 aT 센터와 비축기지 12개소, 화훼공판장, 유통교육원 등을 운영한다. 임직원은 나주 본사 351명을 포함해 684명. 정부 정책사업을 대행하는 위탁집행형 준정부기관이다. 작년 10월 취임한 여인홍 사장은 농수산물 수급안정과 유통개선, 수출진흥, 식품산업육성 등 본연의 네 가지 업무에 집중하고 있다.

    여인홍 aT 사장 등이 지난해 11월 전남 해남 배추밭을 방문해 가을배추 작황을 점검하고 있다.
    여인홍 aT 사장 등이 지난해 11월 전남 해남 배추밭을 방문해 가을배추 작황을 점검하고 있다.
    유통구조 개선, 수출진흥, 식품산업육성

    농산물 유통구조 개선도 선행 과제로 지적된다. 유통비용은 전체 농산물 가격의 45%를 차지한다. 산지농산물은 산지수집상, 도매상, 소매상 등 5~7단계를 거쳐 최종 소비자에게 전달되기 때문. 유통비용률은 2012년 41.8%에서 2015년 44.8%로 증가 추세다. 현재 도매시장은 53%, 마트 등 대형유통업체는 31%의 유통비용이 발생한다. 생산자와 소비자 간 직거래 때는 4%에 불과하지만 아직 미미한 수준이다. aT는 산지 농산물을 중간 유통망 없이 곧바로 현지에서 구입하는 로컬푸드직매장과 사이버거래소, 스마트 스튜디오 등을 늘리고 있다. 스마트 스튜디오는 농민들이 저렴한 가격으로 동영상·사진 홍보물을 만드는 곳이다. 트위터·페이스북 등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나 블로그, 인터넷 홈페이지, 아프리카TV 등에 농수산물 홍보물을 올려 소비자와 직거래를 유도한다.

    미·중·일에 쏠린 농수산물 수출 비중 분산도 과제로 놓여 있다. 이 세 지역에 대한 수출 의존도는 50%가 넘는다. 이에 따라 aT는 중동과 동남아 지역에 농식품 수출을 확대하고 있다. aT는 올해 시장 조사요원을 인구 19억 중동과 16억 무슬림(이슬람교도) 국가에 잇따라 파견해 현지 시장 상황을 파악할 계획이다.

    지난해 배·김·파프리카·딸기·음료·분유·이유식 등 농림수산식품 수출액은 86억 달러로 전년 대비 7.1% 증가했다. 하지만 올해는 미국 새 정부의 보호무역과 중국 정부의 한류 금지령인 한한령(限韓令) 발동, 환율 변동 등 넘어야 할 산이 많다.

    aT는 지난해 9월 시행된 청탁금지법(김영란법)으로 화훼산업이 급격하게 위축된다고 분석했다. 선물용으로 쓰이는 난류는 금액기준 30%가 감소하며 직격탄을 맞았다. 소매 전체 화훼 시장의 거래금액은 28%로 감소했다. 배민식 aT 홍보실장은 "꽃은 선물용·경조사용으로 85%가 소비되는데 우선 이 시장의 위축을 최소화하고, 일상에서도 꽃을 즐기는 문화를 확산시켜 '생활 밀착형 화훼시장'을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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