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도심서 닷새째 활활

    입력 : 2017.03.13 03:03

    [공원 굴착공사 중 화재… 천연가스 누출된 듯]

    1500만년前 바다였던 포항
    지하수엔 메탄가스 함량 높아 가스 다 타려면 한달 걸릴수도

    경북 포항시 남구 폐철도부지 공사장에서 타오르는 불길.
    경북 포항시 남구 폐철도부지 공사장에서 타오르는 불길. 지난 8일 지하 관정 작업을 하다 자연적으로 생성된 것으로 보이는 가스에 불이 옮아붙은 이후 12일까지 꺼지지 않고 있다. /뉴시스
    지난 8일 오후 경북 포항시 대잠동 폐철도 부지에서 굴착 공사 도중 '천연가스'로 추정되는 가스가 누출되면서 옮겨 붙은 불이 12일 현재 닷새째 타오르고 있다. 포항시는 이곳에 공원을 만들 계획이었다. 지하수를 확보하려고 200m 깊이까지 구멍을 뚫었는데, 마찰열로 뜨거워진 시추기가 땅속의 가스와 접촉하면서 불이 난 것으로 보인다.

    소방 당국과 공사 현장 관계자들은 불길이 3~4m 높이로 치솟으며 수그러들 기미를 보이지 않자 반경 50m 지점에 출입 통제선을 설치하고 일반인의 접근을 막고 있다. 또 불길이 번질 경우를 대비해 소방차를 배치했다. 소방 관계자는 "가스가 다 타려면 짧게는 며칠, 길게는 한 달쯤 더 걸릴 가능성도 있어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에 나온 가스의 90%는 주로 동식물이 썩으면서 만들어진 메탄가스로 밝혀졌다. 지하 200m의 비교적 얕은 지층에서 분출했기 때문에 깊은 지층 속의 고온·고압 상태에서 열분해된 천연가스와 달리 매장량은 많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은 다음 주에 정확한 매장량을 조사할 계획이다.

    포항에선 그동안 여러 번 천연가스가 누출되는 일이 있었다. 1988년엔 포항시 북구 흥해읍 성곡리 단독주택 마당에서 천연가스가 나왔다. 지하수를 끌어올리려고 땅을 뚫던 집주인이 탄산수처럼 올라오는 물을 이상히 여겨 조사를 의뢰했더니 천연가스로 밝혀졌다. 당시 집주인은 이 가스를 음식 조리와 난방용으로 썼다고 한다. 1500만 년 전까지 바다였던 포항의 지하수엔 국내에서 메탄가스 함량이 가장 높다고 알려졌다. 작년에도 포항 앞바다에서 50㎞ 떨어진 지점에 3600만t의 천연가스가 묻힌 것이 확인됐다.

    작년 9월에 일어났던 경주 지진이 가스 분출과 연관이 있을 가능성도 제기됐다. 황인걸 지질자원연구원(석유해저연구본부 박사)은 "탄산음료를 흔들면 가스가 생기듯, 최근 지진으로 땅이 흔들리면서 메탄가스가 분출됐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불이 꺼진 후 압력계를 설치해 가스 매장량 등 경제성 부분을 추가 조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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