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사퇴 거부한 '오바마 검사' 해고

    입력 : 2017.03.12 09:52 | 수정 : 2017.03.12 10:39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전임 버락 오바마 대통령 때 임명된 연방검사가 사표 제출을 거부하자 해고했다고 미국 언론이 11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미국에서 정권이 바뀌면 연방 검사들이 스스로 사임하는 경우가 많지만 강제적인 것은 아니며, 이번처럼 이른바 ‘오바마 검사’들에게 일괄 사표를 요구하기는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트럼프 정부는 반이민 행정명령, 국경장벽 건설 등 논란이 많은 정책을 차질없이 밀어붙이기 위해선 사법부의 통합성, 일관성이 시급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제프 세션스 법무장관을 통해 정권이 바뀌었는데도 사임하지 않고 자리를 지키고 있는 연방 검사 46명에게 지난 10일 오후 사표 제출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뉴욕타임스, 워싱턴포스트, CNN 등은 뉴욕 남부지역 연방검사인 프리트 바라라(48·Bharara) 검사가 트위터에 올린 메시지를 통해 자신이 트럼프 행정부가 요구한 사임을 거부해 해고당한 사실을 공개했다고 보도했다.
    미국 뉴욕 남부지역 연방검사 프리트 바라라(Preet Bharara)/AP연합뉴스
    바라라 전 검사는 “나는 사임하지 않았다. 조금 전에 해고당했다. 뉴욕 남부지역 연방검사직은 내 직업생활의 최대 영광으로 영원히 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뉴욕 남부지역 연방검사는 요직 중의 요직으로, 제임스 코미 연방수사국(FBI) 국장을 비롯해 루돌프 줄리아니 전 뉴욕 시장, 2차 세계대전 당시 국무장관이었던 해리 스팀슨, 메리 조 화이트 전 증권거래위원회(SEC) 위원장 등 거물급 인사들이 거쳐 간 자리이다.

    그는 트위터 메시지와 별도로 낸 성명에서 “사법의 한가지 특징은 절대적인 독립성이다. 그것이 매일 내가 섬겼던 시금석이었다”고 밝혔다.

    한 소식통은 데이나 보엔테 법무부 차관 대행이 11일 전화를 걸어서 바라라에게 사퇴를 거부하는 것이냐고 물었고, 바라라는 ‘그렇다’고 대답했다고 CNN에 전했다. 보엔테 차관 대행이 잠시 후 바라라에게 전화를 걸어서 “트럼프 대통령이 당신을 해고했다”고 통보했다는 것이다.

    바라라의 이번 해고는 지난해 11월 대선 승리 후 트럼프가 그와 만난 후 기자들에게 “바라라 검사에게 계속 일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밝히기까지 했다는 점에서 충격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바라라는 척 슈머 민주당 상원의원(현재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의 수석 법률 고문으로 일하다가 2009년 오바마 당시 대통령에 의해 뉴욕 남부지역 연방검사로 임명됐다. 내부자 거래, 사기 거래, 헤지펀드 비리, 정치 부패 사건 등을 해결해 명성을 얻었다.

    트럼프의 연방 검사 무더기 강제 정리에 대해서는 야당인 민주당은 물론 트럼프 대통령과 같은 공화당 소속인 뉴욕 주(州)의회 의원들도 이렇게 한꺼번에 사표를 받은 전례가 없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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