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판에서 선수?...'보수의 희망' 황교안의 선택은?

    입력 : 2017.03.10 11:30 | 수정 : 2017.03.10 12:23


    박근혜 대통령 탄핵 인용으로 5월 대선 일정이 확정됨에 따라,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의 거취가 대선 정국의 주요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황 권한대행은 단 한 번도 대선 출마 의사를 표시한 적도 없지만, ‘출마하지 않겠다’는 입장도 표명한 적이 없다. 그러나 이제는 어느 쪽이든 빨리 입장을 밝혀야 한다.

    대선이 보궐선거로 치러질 경우 후보가 되려는 공직자의 사퇴 시한은 대선일 한 달 전이다. 대선이 5월 9일 치러진다면 4월 9일까지는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 자리는 버려야 한다.

    그러나 4월 9일은 명목상 일정일 뿐, 실제 출마하려면 정당 내 경선과 후보 확정 절차, 공약 제시와 선거운동 준비 일정 등을 감안하면 하루라도 빨리 결단을 내리고 혼란을 최소화하는 것이 물리적으로나 ‘정치 도의상’ 옳다는 의견이 많다.

    권한대행 체제가 시작되기 직전부터 특유의 안정감, 보수 철학과 실행력 등으로 보수 진영에서 주목받은 황 권한대행은 최근 각종 다자구도 여론조사에서 20%에 육박하는 지지율을 기록하기도 했다. 지금은 1위 주자인 더불어민주당의 문재인 전 대표에 한참 뒤지긴 하지만 10% 안팎의 지지율로 여권 주자 중 압도적 선두다. 다른 범여권 주자들의 지지율이 극히 저조한 상태여서 황 권한대행에 대한 보수층의 기대감은 꽤 높은 상황이다.

    황 권한대행은 당초 박 대통령 탄핵이 기각될 경우 고건 전 권한대행의 전례대로 즉시 사임하고, 준비 기간을 거쳐 여당에 입당한 뒤 대선을 여유롭게 준비할 수도 있을 것이란 전망을 낳았다.

    그러나 막상 탄핵이 인용돼 ‘대통령 없는 대통령 권한대행 체제’가 현실화되자, 황 권한대행이 출마를 결행하기가 매우 힘들 것이란 관측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두달 간 경제·외교 등 현안이 시급한 분야가 많은데다 북한의 기습 도발 가능성도 높은 상황에서, 국정을 안정적으로 운영하고 대선을 관리해야 할 정부 최고 책임자가 그 책임을 또다른 권한대행에 미뤄버리고 나올 수 있겠느냐는 여론이 더욱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른바 ‘심판이 선수로 뛰는 데 대한’ 부정적 여론이 크다는 것이다.

    황 권한대행 측근들마저 모두 “정말 속을 모르겠다” “설마 나오겠느냐” “그래도 사람 일을 누가 알겠느냐”며 억측과 상상만 내놓고 있는 실정이다.

    이와 별개로, 고건 전 총리나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 등 정치를 해보지 않은 임명직 공직자 출신들이 모두 인기를 업고 대선에 직행하려다 포기했던 전례를 들어 ‘비정치인’인 황 권한대행도 대선행은 힘들지 않겠느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박 대통령의 신임으로 법무장관, 총리로 승승장구했던 황 권한대행의 선택지가 사실상 자유한국당이 유일한 상황에서, 이번 대선 구도상 여당의 승리 가능성이 매우 낮은 것도 그의 발목을 잡지 않겠느냐는 말도 나오는 게 사실이다.

    한편 황 권한대행이 금명간 ‘국정 안정에만 최선을 다하겠다’는 식으로 불출마를 선언할 경우, 여당은 ‘무주공산’ 상태에서 군소 주자만 난립하는 상황을 맞게 된다. 홍준표 경남지사를 비롯, 원유철·안상수·조경태 의원과 김관용 경북지사, 김문수 전 경기지사 등이 대선 주자군으로 분류되지만 이들 중 누가 여당 후보가 되든 본선에서 힘을 쓰기는 매우 힘들 전망이다. 바른정당 일각에서 ‘보수 대연합론’이 제기되지만 현재 어느 정당도 대놓고 자유한국당과 대선에서 힘을 합치려는 시도는 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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