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 제작 역사 교과서(국정교과서)를 보조 교재나 연구용으로 쓰려고 한 일선 중·고교들이 해당 교육청 등의 압력을 받아 보조 교재 신청을 잇달아 철회하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이들 교육청은 서울·경기·광주·충남·경남 등 이른바 좌파 교육감이 있는 곳이다. 전교조·민노총 등 좌파 단체들이 역사 교과서를 주 교재로 사용하겠다고 신청한 경북 문명고 등을 상대로 "가만두지 않겠다"고 겁박한 데 이어 이번엔 교육청이 나서 일선 학교를 압박하고 있는 것이다.

9일 일선 교육청과 교육 단체 등에 따르면, 경기도교육청은 최근 보조 교재를 신청한 관내 학교에 전화를 걸어 "이미 문제가 있는 것으로 드러난 국정교과서를 왜 신청했나" "뒷감당을 어떻게 하려고 하느냐"라고 하는 등 사실상 보조 교재 신청을 취소하도록 압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충남교육청 역시 학교장들에게 직접 전화해 신청 이유와 과정 등을 꼬치꼬치 캐물었다. 충남의 한 교장은 "교육청으로부터 어마어마한 (압력) 전화를 받았다. 우리가 괜히 교육감 심기를 건드렸나 보다"고 했다.

이처럼 교육청 압박이 이어지자 9일 현재 보조 교재를 신청한 전국 중·고교 102곳 가운데 13곳이 신청 철회를 한 것으로 파악됐다. 보조 교재를 신청했다가 취소한 경기도의 한 교장은 "교육감 방침에 도전하는 것처럼 비칠까 두렵다"고 취소 이유를 밝혔다. 이에 앞서 이재정 경기교육감은 지난 8일 기자간담회에서 "교육부가 헌법을 왜곡해 만든 교과서를 보조 자료로라도 사용하라고 학교에 직접 공문을 보내 학교장을 압박하고 학교 현장에 혼란을 줬다"면서 "(하지만) 경기도 내 학교들이 전부 (신청을) 취소해 경기 교육의 명예를 위해 다행스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충남 소재 국립대 A교수는 "학교에서 국정교과서와 검정교과서를 비교해가며 공부하겠다는 것까지 못하게 막는 것은 교육자로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라며 "교육을 한다는 이들이 보조 교재를 신청한 학교들을 압박하는 것은 심각한 문제"라고 말했다.

[교육부 '역사 교과서' 보조교재 신청학교까지 찾아내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