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명의 날' 탄핵 심판 10일 오전 11시 결론]

탄핵심판 선고를 하루 앞둔 9일 인터넷에서는 '찬탄(贊彈·탄핵 찬성)'과 '반탄(反彈·탄핵 반대)' 진영이 쏟아낸 상호 비방과 근거 없는 루머가 난무했다. 찬탄 네티즌이 "탄핵이 인용되면 박근혜는 구속, 여왕 모신 친박 간신들은 순장(殉葬)이다. 관제 데모를 한 보수단체는 수사하고 헌재를 모독하고 폭력을 선동한 난동 분자들은 구속해야 한다"고 주장하면, 반탄 네티즌이 "기각·각하되면 탄핵을 계획한 민노총·전교조·언론을 궤멸시키기 위한 전면전을 시작하겠다"고 맞받았다.

마치 내전(內戰)을 치르기라도 하듯, 상대방에 대해 저주에 가까운 비난도 퍼부었다. 탄핵 반대 진영을 '노인'으로 폄하해 "탄핵 반대 노인들은 모두 연금 지급 중단시켜야 한다"거나 "수용소에 가둬서 고통스럽게 죽여버리자"고 했다. 반대로 탄핵 찬성 세력에 대해 "빨갱이는 죽여도 된다. 내일이 빨갱이들 제삿날이 될 것"이라는 글도 있었다.

일부 네티즌은 '원하는 결과가 나오지 않으면 승복하지 않겠다'며 공개적인 불복 입장을 밝혔다. 찬탄 쪽에서 "탄핵이 안 되면 쇠파이프를 들고 청와대에 쳐들어가 박근혜를 끌어내리겠다" "인용이면 (박 대통령은) 패거리들과 감방 가겠지만, 기각·각하라면 패거리들과 같이 몽땅 고깃덩어리 돼서 길바닥에 나뒹구는 것" 같은 험한 말이 나왔다. 반탄 쪽에서도 "인용되면 세상 확 엎어버리겠다" "문재인부터 목 따자" 같은 말이 나왔다. "기각 쪽 판사(헌재 재판관)는 10일에 비행기 타고 미국으로 도망갈 준비나 해라"처럼 재판관들을 위협하는 말들도 많았다.

"인용 결정이 나오면 박 대통령이 해외로 망명한다"는 뜬소문도 돌았다. 한 네티즌은 유튜브에 대통령 전용기와 같은 기종인 보잉 747기가 비행하는 모습을 찍은 영상을 올려놓고 '최근 4개월간 모습을 보이지 않던 대통령 전용기가 경기 성남시 서울공항 인근을 비행하는 모습이 목격됐다'며 '박 대통령이 해외 망명을 준비하고 있는 게 아니냐'고 했다. 박 대통령은 직무정지 상태이기 때문에 대통령 전용기를 이용할 수 없지만, 이 영상의 조회수는 하루 만에 38만 건을 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