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복 메뉴 건너뛰기 (컨텐츠영역으로 바로 이동)

땅만 보고 60억 베팅한 배우 박중훈, 결과는...

  • 김윤수 빌사남 대표

    입력 : 2017.03.09 06:35

    [★들의 빌딩] 땅의 가치에 베팅한 배우 박중훈

    1990년대 중반 영화 '투캅스' 등으로 충무로 흥행 보증수표였던 배우 박중훈. /조선일보DB
    땅에도 이름이 있다는 걸 아시나요. 토지는 용도에 따라 주거지역, 상업지역, 공업지역 등 각각 이름을 부여받습니다. 예를 들어 1종 일반주거지역은 ‘저층 주택 중심의 편리한 주거환경이 필요한 지역’이어서 4층 이하 주택이나 근린생활시설을 지어야 한다는 식이죠. 토지주라면 누구나 높게 건물을 지어 임대료를 많이 받길 원할 테니, 난개발을 막고 도시경관·일조권 등을 확보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조치입니다.

    땅의 가치는 이름, 즉 용도지역에서 나옵니다. 같은 5층짜리 허름한 건물이라고 해도 주거지역에 있느냐, 상업지역에 있느냐에 따라 가치는 천차만별입니다. 겉보기에 낡고 허름한 건물이라고 해도 땅의 가치를 알아보면 신축해서 대박을 노릴 수 있다는 뜻입니다. 바로 영화 ‘라디오 스타’로 유명한 배우 박중훈(51)씨의 전략이 그랬습니다.

    박씨는 2003년 10월 서울 강남구 역삼동 르네상스호텔 주변 대로변에 있는 지하 2층~지상 5층짜리 건물을 약 60억원에 샀습니다. 매입 당시 박씨의 빌딩은 초라한 모습이었습니다. 테헤란로 주변에 있지만 층수가 낮았고 1991년 준공돼 꽤 낡았죠. 주변 고층 오피스 빌딩과 비교하면 볼품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박중훈 빌딩’은 건물이 아닌 토지, 즉 땅의 가치가 높았습니다. 이 땅은 일반상업지역에 속해 건폐율 60%, 용적률 800%까지 적용받아 빌딩 신축이 가능했습니다. 용적률이란 건물 대지면적 대비 건물 연면적 비율입니다. 용적률이 높을수록 같은 땅에 건물을 더 높게, 더 많이 올릴 수 있다는 뜻이죠. 이곳에서 불과 50m만 더 내려가도 3종 일반주거지역으로 바뀌어 용적률이 3분의 1 수준인 250%로 뚝 떨어집니다. 결과적으로 박씨는 일반상업지역 금싸라기 땅의 가치를 제대로 알아본 것입니다.

    배우 박중훈이 2003년 매입했던 서울 역삼동 5층 빌딩(왼쪽)과 2014년 기존 건물을 헐고 신축해 15층으로 올린 새 빌딩. /빌사남 제공

    이 건물을 10여년 동안 소유한 박씨는 2014년 2월 약 50억원의 건축비를 들여 지하 4층~지상 14층, 연면적 3888㎡(약 1176평) 규모로 빌딩을 신축했습니다. 연예인 소유 빌딩 중에서 박씨의 빌딩이 가장 높을 정도로 박씨는 신축을 통한 부동산 가치 상승에 성공했습니다. 60억원짜리 허름한 빌딩의 시세는 신축 후 현재 290억원대까지 올랐습니다.

    박중훈 빌딩은 실제로 언주로변에 있죠. 하지만 마치 테헤란로에 있는 건물처럼 보입니다. 이른바 가시성(可視性) 프리미엄을 얻은 것인데 운이 좋았습니다. 박중훈 빌딩 옆 건물이 새로 지으면서 공개 공지를 테헤란로 쪽으로 내면서 원래 큰 길에서 안보이는 박씨 빌딩이 꽤 잘 보이게 된 것이죠.

    박중훈 빌딩처럼 일반상업지역에 있는 빌딩은 상대적으로 토지 활용도가 높아 신축을 통해 향후 시세차익을 크게 남길 수 있습니다. 다만 주의해야 할 점은 용도지역은 같아도 지역에 따라 다른 용적률이 적용된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서울 4대문 안은 일반상업지역이라도 용적률 800%가 아닌 600%까지만 신축할 수 있습니다. 테헤란로 주변 폭 4m 도로를 접한 일반상업지역도 연면적 1980㎡(약 600평) 이내로만 빌딩을 지을 수 있습니다.



    이전 기사 다음 기사
    sns 공유하기 기사 목록 맨 위로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