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만원이냐 20만원이냐… 양육수당 인상폭 저울질

    입력 : 2017.03.08 03:04 | 수정 : 2017.03.08 09:16

    정부, 0세兒 가정양육 땐 20만원 지원… 보육비와 62만원 差
    체감 가능한 인상범위 고민… 재정부담·어린이집 반발 우려

    보사硏 "0~2세만 10만원 더 지원, 인상액 크면 여성 경제활동 줄어"
    유승민 "20만원 올릴 것" 공약

    남편과 맞벌이하는 고모(38·서울)씨는 아기를 친정어머니에게 맡겨 집에서 키우다가 18개월째부터 어린이집에 보내고 있다. 고씨는 "친정어머니가 힘들어하고, 정부 양육수당(15만원)으로는 양육비가 부족해 차라리 어린이집에 보내는 게 낫다고 판단했다"면서 "나뿐 아니라 양육수당을 지금보다 올리면 세 살까지는 집에서 키우겠다는 동료들이 많다"고 말했다.

    만 2세 아동의 27%만 가정 보육

    보육 시설을 이용하지 않는 만 0~5세 아동의 부모에게 지급하는 양육수당을 인상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무르익고 있다. 최근 바른정당 유승민 의원이 "양육수당을 현재의 두 배 수준으로 올리겠다"는 공약을 내건 데 이어, 정부도 양육수당을 올릴 필요가 있다고 보고 인상 시기와 폭 등을 저울질하고 있다.

    7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의 만 0~5세 아동의 39.3%(93만3153명)가 양육수당을 지급받은 것으로 집계됐다. 양육수당 제도가 전면 도입된 지난 2013년(41.8%)보다 소폭 줄어들었다. 연령대별로는 0세 96.4%, 1세는 70.6%가 가정 보육을 택한 반면 2세는 전체의 27%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인성의 기초를 닦는 0~2세 아동은 엄마 품에서 키우는 게 바람직하다는 게 대다수 보육 전문가 의견이지만, 집에서 키우는 2세 아동은 열 명 가운데 세 명에도 못 미친 것이다.

    보육비 및 양육수당 지급 추이 그래프
    전문가들은 "무상 보육 실시로 '집에서 키우면 손해'라는 인식이 확산됐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실제로 0~2세 아동의 양육수당은 어린이집 보육 지원금보다 32만~62만원이나 적다. 현재 정부의 보육 시설 지원금은 월 82만5000원(0세), 월 56만9000원(1세), 월 43만8000원(2세)인 반면 양육수당은 월 20만원(0세), 월 15만원(1세), 월 10만원(2세)에 그치고 있다. 김명순 연세대 아동학과 교수는 "양육수당 액수가 너무 적어 전업주부조차 어린이집을 선호하는 추세"라며 "양육수당을 올려서라도 불필요한 어린이집 선택을 피하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0~2세 10만원씩 인상하자"

    양육수당을 얼마나 인상해야 바람직한지에 대한 연구도 진행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양육수당 인상 여부를 결정할 때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에 미치는 영향 ▲정부 재정에 미치는 영향 등 부작용을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고 말한다. 고제이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구원은 "0~2세는 현재보다 10만원씩 올려 20만~30만원을 지원하고, 가정 보육 필요성이 0~2세보다 상대적으로 작은 3세 이상은 현행 10만원 수준을 유지하는 게 효과적인 것으로 분석됐다"면서 "이럴 경우 추가 재정은 연간 9000억원 정도"라고 말했다. 고 연구원은 또 "만약 양육수당을 지금보다 30만원 넘게 올릴 경우 여성들이 경제활동을 하기보다 오히려 집에 머물려는 부작용이 생길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고 말했다.

    복지부도 "0~2세를 가정 보육 중심으로 돌리려면 국민이 체감할 정도의 양육수당 인상이 필요하다"는 입장이지만 재정 문제와 어린이집 반발 등을 우려하고 있다. 양육수당 예산은 작년 1조8557억원(지방비 포함)으로 보육비(12조4360억원)의 15% 수준이다. 바른정당 유승민 의원 공약처럼 양육수당을 현재보다 2배로 올리려면 연간 1조8557억원이 더 필요한 셈이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양육수당이 오르면 어린이집 수요가 줄어 추가 필요한 재정 규모가 크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어린이집들이 "아이가 줄어든다"며 집단 반발할 가능성도 양육수당 인상의 걸림돌이라는 말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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