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 톡톡] 두바이가 '테러 청정지역'인 이유

    입력 : 2017.03.07 03:03

    무비자 협정국 많은 중동 허브, 외화 암거래 쉽고 항공편 다양
    테러범에겐 망치기 아까운 곳

    아랍권 위성방송 알자지라는 5일(현지 시각) "지난 1년간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가 저지른 테러 사건이 총 42건으로 집계됐다"고 보도했다. 베를린 쇼핑몰 테러 등 유럽에서 벌어진 사건도 있지만, 42건 중 26건(60%)은 중동 지역에 집중됐다. IS 근거지가 중동이고 테러범 대부분도 중동 출신이기 때문이다. 중동에는 9·11 테러로 악명 높은 알카에다도 활개치고 있다.

    그러나 '세계의 화약고'인 중동 지역 내에서 아랍에미리트(UAE)의 두바이에선 지난 10년간 단 한 건의 테러도 발생하지 않았다. 미국 국무부 산하 해외안보자문위원회(OSAC)는 최근 보고서에서 "두바이는 정세가 불안한 중동에서 금융·교통 등 여러 분야의 허브 역할을 하고 있지만, 소매치기 등 경범죄만 가끔 발생할 뿐 테러 사건은 없다"고 밝혔다.

    중동에서 가장 서구적인 환경을 갖고 있는 두바이가 '테러 청정지역'인 이유는 미국·유럽 등 서방뿐 아니라 테러범에게도 자유로운 공간을 제공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많다. 테러범도 두바이에선 의심을 받지 않고 체류하면서 자금을 보관할 수 있다는 것이다. 두바이 당국은 서방 국가가 테러범을 구체적으로 지목할 때만 체포해 추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리적으로 중동 중심에 있는 두바이는 미국·아시아뿐 아니라 아프리카 후진국까지 취항하는 등 항공 노선이 다양하다. 여기에 무비자 협정을 체결한 국가가 많아 입국 문턱이 낮다. 지난달 프랑스 루브르 박물관을 침입한 이집트 테러범, 말레이시아에서 김정남을 암살한 북한 국적 용의자 등도 두바이를 경유했다.

    또 두바이에는 이주 노동자가 본토인보다 많아 외화 암거래와 사설 송금 서비스 등이 발달해 있다. 테러범의 입장에서는 '최적의 은신 무대'인 두바이를 테러로 뒤집을 필요는 없었을 것이란 분석이다.

    미국은 두바이 당국에 테러단체의 자금을 단속하라고 압박하지만, 두바이 측은 구체적인 불법 계좌를 알려주면 단속하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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