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 합의금 놓고 英·EU 충돌 조짐

    입력 : 2017.03.06 03:03

    유럽 "브렉시트땐 73조원 내야", 英상원 "한푼도 내지 않을 수도"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통보가 임박한 가운데 영국이 탈퇴 과정에서 '이혼 합의금' 명목으로 EU에 얼마를 내야 하는지를 놓고 양측이 정면 충돌하고 있다. 이혼 합의금은 EU 회원국 분담금과 연금 충당금, 각종 프로젝트 출연금 등 영국이 EU를 탈퇴하면서 정산해야 할 금액이다.

    EU는 영국이 최대 600억유로(약 73조원)를 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는 반면, 영국에선 상황에 따라 "한 푼도 내지 않을 수 있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영국 상원 EU 재무위원회는 4일(현지 시각) '브렉시트와 EU 예산 보고서'를 통해 "영국과 EU의 탈퇴 협상이 구체적인 합의에 도달하지 못하고 끝난다면 영국은 EU에 대한 재정적 기여와 관련, 어떤 의무에도 속박되지 않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영국과 EU가 금액을 합의하지 않고 EU에서 탈퇴하게 되면, 법적으로는 돈을 안 내도 된다는 논리이다. 위원회는 "탈퇴 협상이 합의 없이 끝나면 모든 EU의 법과 규정은 영국에 적용이 중단될 것이고, 이에 따라 영국은 (EU 회원국으로서의) 재정 분담 이행 의무에도 종속되지 않게 된다"고 했다.

    EU 측은 강하게 반발했다. 잉게보르크 그래슬 유럽의회 예산통제위원장은 "(영국 상원의) 결론에 대단히 실망했다"면서 "이는 돈의 문제가 아니고 책임의 문제"라고 했다. 지아니 피텔라 유럽의회 의원은 "합의금과 관련된 협상이 제대로 되지 않는다면, EU와 영국 간 자유무역협정 등 다른 어떤 협상도 이뤄질 수 없을 것"이라며 "영국은 이를 명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 2013년 영국을 비롯한 EU의 28개 회원국은 오는 2020년까지 수입·지출 계획을 확정한 뒤, 회원국별로 분담금을 결정했다. 영국은 EU 전체 예산의 12%를 차지하고 있다. 또, 영국은 EU에 근무하는 영국 직원의 연금과 각종 프로젝트에 비용을 대겠다고 약속한 상태다. 영국은 오는 15일쯤 EU에 탈퇴 통보를 하고, 2019년 탈퇴 절차를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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