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 블랙박스] '한국서 실종' 대만 여대생… 교도소에 갇혀있을 줄이야

    입력 : 2017.03.06 03:03

    모친 "일하러 간뒤 연락 안돼", 실종자 단체는 페북에도 올려
    대만 보이스피싱 조직 가담… 수원서 대포통장 돈 뽑다 붙잡혀

    지난달 27일 "대만 여대생이 한국에서 실종됐다"는 신고가 경찰에 접수됐다. 지난달 14일 "한국으로 일하러 간다"며 대만을 떠난 장모(여·19)씨가 연락이 안 된다는 것이다. 장씨는 한국 도착 당일 가족에게 "잘 도착했다"고 전화한 것을 마지막으로 종적이 끊겼다. 장씨 가족은 지난달 25일 대만 당국에 실종 신고를 접수했고, 이틀 뒤 주한(駐韓)대만대표부가 서울 종로경찰서에 정식으로 수사를 의뢰한 것이다.

    경찰 수사에도 장씨의 행적은 쉽게 밝혀지지 않았다. 며칠이 지나도 진전이 없자 장씨 가족뿐 아니라 한국과 대만의 실종자 지원 단체까지 나섰다. 이들은 페이스북에 장씨 사진과 신상정보를 올리고 네티즌들의 도움을 청했다.

    그런데 수사 5일 만인 지난 4일, 전혀 예상치 않은 곳에서 장씨의 소재가 확인됐다. 실종된 줄 알았던 장씨가 의정부 교도소에 수감돼 있었던 것이다. 경찰에 따르면, 장씨는 대만 보이스피싱 조직 소속으로 "한국 현지 조직원과 접촉해 통장 등을 받아오라"는 지시를 받고 한국에 입국했다.

    그는 입국 다음 날인 지난달 15일 수원 영통에서 대포통장의 돈을 뽑다가 이미 첩보를 받고 잠복해 있던 경찰에 붙잡힌 것이다. 장씨는 지난 3일 사기 혐의 등으로 구속 기소됐다.

    장씨의 행방 확인이 늦어진 까닭은 경찰 사건 기록에 적힌 이름이 대만대표부가 알려준 것과 달랐기 때문이라고 경찰은 밝혔다. 경찰은 장씨보다 하루 먼저 한국에 입국한 장씨의 지인이 보이스피싱에 가담한 혐의로 구속됐다는 걸 알고, 그에게 물어본 뒤에야 장씨도 체포됐다는 사실을 파악했다고 한다. 장씨가 구속 후 "부모님께 제발 알리지 말라"고 하소연해서 경찰은 이 소식을 대만에 전하지 않았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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