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다이모스·한라 등 17社, 여성관리자 '0'

    입력 : 2017.03.03 03:13 | 수정 : 2017.03.03 07:55

    - 여성고용 미달 27곳 첫 공개
    현대차·포스코 계열사 3곳 포함, 대한장애인체육회도 이름 올려

    여성 고용기준 위반한 기업

    '여성 근로자를 위해 중창단을 마련하겠다.'(A 기업)

    '여성 인력이 인간관계나 업무에 문제점을 보여 채용이 어렵다.'(B 기업)

    고용노동부는 지난해 10월 여성 근로자·관리자 비율이 3년 연속 동종업계 평균의 70%에 미달하는 기업을 상대로 "여성 고용 확대 방안을 제출하라"고 요구했다. 그런데 일부 기업은 여성 채용 확대와 전혀 관계없는 내용을 보내왔고, 심지어 어떤 기업은 여성 채용을 늘릴 계획이 없다고 당당하게 밝혔다.

    고용부는 이처럼 여성 고용 비율이 낮아 개선 조치를 받았지만 차별 해소에 나서지 않은 민간 기업과 공공 기관 27곳의 명단을 2일 발표했다. 지난 2014년 4월 남녀 고용 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을 개정한 뒤 올해 처음으로 여성 고용 기준 위반 사업장의 명단을 공개한 것이다. 위반 사업장은 사업주 이름, 여성 근로자 수와 비율 등이 관보에 게재되고, 고용부 홈페이지(www.moel.go.kr)에도 6개월 동안 게시된다.

    고용노동부가 공표한 27곳 중에선 현대다이모스·현대오트론·포스코엠텍 등 국내 10대 그룹 계열사 3곳이 포함됐다. 또 대형 금융회사 2곳(메리츠증권·동부증권 등)과 공공 기관 1곳(대한장애인체육회)이 이름을 올렸다. 특히 현대다이모스·한라 등 기업 17곳은 여성 관리자 수가 0명이었다〈〉.

    이 사업장들은 여성 근로자가 일할 수 있는 환경도 전혀 마련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고용부 관계자는 "출산·육아휴직 현황을 제출하라고 하니 여성 근로자 전원이 사용 중이라고 회신하고선 나중에 증빙 자료를 요구하니 묵묵부답인 사업장도 있었다"고 말했다.

    지난해까지 3년 연속 여성 고용 비율이 동종업계 평균의 70%에 못 미치는 기업은 조사 대상 2040곳 중 734곳으로 조사됐다. 정부는 전문가 심사와 현장 실사 등을 통해 명단 공표 후보 기업 93곳을 선정했으며, 이후 적극적으로 개선 노력을 벌인 66곳은 최종 명단 공표 대상에서 제외했다. 일부 기업 CEO와 인사 담당 임원은 명단 공개 대상에서 빠지기 위해 지난달 10일 고용부가 주최한 일·가정 양립 교육에 참여해 2시간여 동안 강의를 듣기도 했다.

    권혁 부산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여성 고용 확대가 시대적 흐름이지만 망신 주기 식 명단 공개가 정책 실효성을 높일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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