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 아 그래?] 2500년 前 부처님 제자들은 어찌 읊었나

    입력 : 2017.03.03 03:13

    오도송, 깨달은 이의 노래

    불교 선승(禪僧)들의 깨달음의 순간은 언제 들어도 신비롭다. 말로 전할 수 없는 경지이기 때문인지 깨달음의 순간을 노래한 오도송(悟道頌)은 알쏭달쏭한 매력이 있다. 근대 한국 불교에서는 성철 스님의 '황하수 곤륜산 정상으로 거꾸로 흐르니/해와 달은 빛을 잃고 땅은 꺼지는도다/문득 한번 웃고 머리를 돌려 서니/청산은 예대로 흰 구름 속에 섰네'라는 오도송이 유명하다. 스님들의 입적 때 발표되는 임종게(臨終偈) 역시 수행자의 일생 공부를 압축해서 보여준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종교, 아 그래?] 2500년 前 부처님 제자들은 어찌 읊었나
    오도송과 임종게가 화제가 되다 보니 때론 '부작용(?)'도 생긴다. 생전에 특별히 오도송이나 임종게를 남기지 않았는데 입적 후에 발표되는 경우도 생긴 것. 이 때문에 금산사 조실 월주 스님은 지난해 회고록을 펴내면서 "살아온 생애가 훌륭하면 그것으로 족하지 임종게 없이 돌아가신 분의 상좌(제자)들이 임종게를 (만들어) 발표하거나 어설프게 수행한 사람이 오도송 내는 것은 부당하다"며 "나는 임종게 없다"고 선언하기도 했다.

    오도송의 기원은 어땠을까? 최근 한국빠알리성전협회가 펴낸 '테라가타''테리가타' 2권은 2500년 전 부처님 당시의 '오도송' 풍습을 보여준다. 팔리어(語)로 전승된 시(詩)들은 소박하고 평범한 언어로 수행과 깨달음의 순간을 노래하고 있다. '번뇌를 부수고/멍에를 벗고/염착(念着·망령된 생각에 집착)을 뛰어넘어/잘 적멸에 들어 생사의 피안에 도달하여 최후의 몸을 견지한다.' '그물이라는 것은 끊어졌고/존재의 통로는 제거되었다' '죄악의 뿌리를 뽑아 버렸으니/나에게 모든 번뇌가 부수어졌다' 등의 구절이 그렇다.

    '염화미소(拈華微笑)'로 유명한 부처님 수제자 마하가섭의 시에선 선(禪)의 분위기가 물씬 느껴진다. '처소에서 내려와서 나는/시내로 탁발하러 들어왔다./음식을 먹고 있는 나병환자를 보고/공손하게 그의 곁에 다가섰다/문드러진 손으로 그는/나에게 그의 음식의 일부를 건넸다./음식의 일부를 발우(밥그릇)에 던질 때에/그의 손가락도 그곳에 떨어졌다.' 그 발우를 들고 감사의 합장을 올리는 마하가섭의 모습이 그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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