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한 18세 수학영재 리정열군은 어떻게 한국 영사관까지 왔나…홍콩언론 스토리 공개

입력 2017.02.27 11:41 | 수정 2017.02.27 14:34

지난해 7월 홍콩에서 열린 국제수학올림피아드에 참가했다가 홍콩 한국총영사관을 통해 한국으로 망명한 북한 수학영재 리정열(18)군의 탈북 스토리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27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리군은 지난해 7월 17일 올림피아드가 열렸던 홍콩 과학 기술 대학교(Hong Kong University of Technology and Technology) 기숙사에서 공항까지 무작정 택시를 타고 빠져나갔다. 북한 당국의 감시 때문에 스마트폰과 여권은 쓸 수 없는 상황이었다.

그는 “공항에 가면 일단 한국인을 만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공항에서 한국 항공사에서 근무하는 직원들을 발견한 리군은 그들에게 접근해 “한국에 가고 싶다”고 말했다.

리군의 말을 들은 한국 항공사 직원은 한국영사관에 연락했고, 영사관 측은 리군에게 혼자 택시를 타고 홍콩 한국총영사관으로 올 것을 권했다. 외교관이 탈북 과정에 개입할 수 없다는 원칙 때문이었다.

오래전부터 탈북을 준비한 덕분에 리군은 홍콩섬 애드미럴티의 홍콩주재 한국총영사관을 찾는데 별다른 어려움이 없었다 한다.

현지 소식통은 “리군이 영사관에 걸어들어왔을 때 영사관 직원들은 그의 용감함에 놀랐다”며 “그들은 또 리군 부모의 안전에 대해 매우 걱정했다”고 전했다.

리군은 영사관에서 2개월을 보냈다 한다. 현지 소식통은 “리군은 첫 달에 거의 말을 하지 않았지만 이후 점차 영사관 직원과 친분을 쌓았다”며 “영사관은 24시간 내내 리군을 도왔지만, 직원들은 그를 자극할까 두려워 가족과 관련된 질문을 하지 않았다”고 했다. 그해 9월 말, 리군은 새 여권과 유효한 홍콩 관광 비자를 받아 서울로 이동했다.

리군은 입국 후 최근까지 한국의 언어, 문화, 사회 및 국제 관계에 관한 강의를 들었다. 그는 다음 달부터 한국에서 대학 생활을 시작할 예정이다.

리군은 아버지의 독려로 한국행을 결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과 인접한 북한 강원도에 살면서 한국 TV와 라디오 방송을 접할 기회가 많던 리군의 부친은, 수학에 재능을 보이는 아들을 위해 교사인 자신의 신분상의 불이익을 각오한 채 리군의 탈북을 독려했다.

지난해 당시 국제수학올림피아드에 참가한 북한 대표팀 중 대회 출전 경험이 가장 많은 ‘베테랑’이던 리군은, 3년간 대회에서 한국 학생들과 만나면서 한국과 북한의 차이를 분명히 알게 됐다 한다. 지난해 대회에서 리군은 은메달을 수상해 지난 2014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케이프타운, 작년 태국 치앙마이에서 열린 대회에 이어 3연속 은메달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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