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제17차 촛불 집회에는 올 들어 가장 많은 100만명이 모였다고 주최 측인 '박근혜 정권 퇴진 비상국민행동(퇴진행동)'이 주장했다. 퇴진행동은 "광주 4만명, 부산 2만5000명 등 전국적으로 107만8000여 명이 참가했다"며 "3·1절에도 촛불 집회를 열어 동력을 이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날 참가자들은 오후 6시부터 열린 본집회에서 '헌법재판소의 박근혜 대통령 탄핵안 인용'과 '특검 수사기간 연장'을 촉구했다. 본집회 뒤 참가자들은 세 갈래로 나뉘어 각각 청와대와 헌재 방면, SK·롯데·한화 등 대기업 사옥 앞을 행진한 뒤 오후 9시쯤 해산했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와 추미애 대표, 이재명 성남시장, 국민의당 박지원 대표와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 정의당 심상정 대표 등 야권 정치인들도 참석했다. 이 시장은 "헌재에 압력을 넣는 게 아니라 헌재에 주인의 이름으로, 국민과 대한민국의 이름으로 정당한 요구를 하는 것"이라며 "탄핵안이 기각돼도 승복할 게 아니라 국민이 손잡고 끝까지 싸워서 박근혜를 퇴진시키자"고 했다. 손 전 대표는 "특검이 연장돼서 박 대통령과 비리 세력을 반드시 청산해야 한다"고 말했다. 집회 자유발언에 나선 이호중 서강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헌정 유린과 국정 농단의 주범 박근혜 대통령이 법원이 발부한 압수수색 영장도 거부하고 특검의 대면조사도 거부하면서 법 위에 군림하려고 한다"고 했다.
이날 일부 참가자는 탄핵안이 기각될 경우 물리적 시위에 나서겠다는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 이수경(54)씨는 "상식이 통하는 나라를 만들기 위해서라도 기각 시엔 '민주 폭동'이 일어나야 한다"고 말했다.
세월호 추모 의미를 담은 노란 리본을 매단 태극기를 들고 다니는 참가자들도 있었다. 서울 마포구에 사는 김태현(30)씨는 "태극기가 '태극기 집회' 참가자들만의 전유물이 아니라 우리 국민 모두의 것임을 보여주기 위해 들었다"고 했다. 참가자들은 촛불을 껐다가 빨간색 종이를 대고 일제히 촛불을 다시 켜는 '레드카드(퇴장)' 퍼포먼스로 박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