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5일 서울 덕수궁 대한문 앞 서울광장에서 열린 14차 태극기 집회에는 역대 최대인 300만명이 참가했다고 주최 측인 '대통령 탄핵 기각을 위한 국민총궐기운동본부(탄기국)'가 주장했다.
이날 집회가 시작된 오후 2시쯤 참가자들은 서울광장부터 숭례문 앞까지 도로를 가득 메웠다. 참가자들은 양손에 태극기와 함께 '누명탄핵 원천무효' '박근혜 대통령 힘내세요' 등이 적힌 피켓을 들고 '특검 구속' '국회 해산' 같은 구호를 외쳤다.
연단에 오른 인사들은 "탄핵 심판이 다가오고 있다"며 "위기에서 대통령을 지켜 대한민국 헌정 질서를 다시 세우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탄기국 공동대표인 권영해 전 국방장관은 "특검이 위법적인 방법으로 횡포를 저지르고 있는 만큼 마지막 남은 (희망인) 헌법재판소에 우리 함성이 들리도록 힘을 모으자"며 "27일에 헌재 심리가 종결되면 다음 날부터 헌재 앞에서 무기한 단식하겠다"고 밝혔다.
정광용 탄기국 대변인(박사모 회장)은 "악마의 재판관 3명 때문에 탄핵이 인용되면 아스팔트에 피가 뿌려질 것"이라며 "문재인씨가 혁명을 말했지만 우리는 혁명을 넘어서는 어마어마한 참극을 보여줄 것"이라고 했다. 변희재 미디어워치 대표는 이정미 헌재 소장 권한대행과 강일원 탄핵 심판 주심에 대해 "당신들의 안위를 보장하지 못한다"고 했다.
이날 집회에는 윤상현·조원진·김진태 등 자유한국당 의원들과 박 대통령 법률 대리인인 김평우·서석구 변호사도 참석했다. 김진태 의원은 "헌법재판소 재판관들이 처음에는 촛불에 놀랐겠지만, 이제 '촛불'보다 무서운 '태극기'가 생기지 않았는가. (탄핵안은) 애초에 국회가 엉터리로 올린 것이므로 각하하면 된다"고 했다. 김평우 변호사는 "3·1절 때 광장을 다시 찾아 민주 법치 대한민국의 제2건국 기념일을 만들자"고 했다. 탄기국은 오는 3·1절에 첫 주중(週中) 대규모 집회를 갖고 청와대 방향으로 행진하기로 했다.
한편 이날 이모(68)씨가 인화성 물질로 추정되는 액체가 든 통을 들고 연단에 오르려다 경찰에 연행됐다. 이씨는 경찰에서 "현 시국에 불만이 많아서 분신할 생각이었다"고 진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