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게임 '8전9기'… 일본 꺾었다

입력 2017.02.25 03:02

[남자 아이스하키, 일본에 아시안게임 8전 전패 설욕]

이 악문 한국 초반부터 몰아붙여… 최근 2연속 승리 믿고 '닥공'
日팬의 일방적 응원도 무너뜨려

한국 남자 아이스하키는 그동안 일본 앞에만 서면 작아졌다. 동계아시안게임에서 8차례 대결했지만, 승자는 언제나 일본이었다. 15골을 넣고 78골을 내줬다. 24일 오후 삿포로에서 9번째 동계아시안게임 한일전(쓰기사무 체육관)이 열렸다. 매진된 1700여 좌석에서 일본 팬들은 "닛폰! 닛폰!"을 외쳤다.

역대 전적은 한국이 일본에 2승 1무 19패로 절대 열세였다. 그러나 한국의 수비수 서영준(22) 입장에선 이야기가 달랐다. 자기가 국가대표에 선발돼 데뷔전을 치른 이후 일본에 져본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서영준은 한국이 일본을 상대로 34년 만에 첫 승을 따낸 지난해 4월 세계선수권 한·일전에서 데뷔했고, 지난 11일 유로 챌린지에서 일본을 3대0으로 꺾을 때도 빙판 위에 있었다. 서영준은 "경기 시작 전 형들이랑 모여 '6~7골 차이로 일본을 눌러버리자'고 말했다"고 했다.

한국팀 공격수 김원중이 3피리어드에 골을 성공시킨 뒤 환호하는 모습.
한국 아이스하키가 일본과의 아시안게임 대결 8연패 후 감격적인 첫 승리를 거뒀다. 한국팀 공격수 김원중이 3피리어드에 골을 성공시킨 뒤 환호하는 모습. /뉴시스
그 서영준이 결국 승부를 갈랐다. 대표팀에서 이총현(21)에 이어 두 번째로 어린 서영준이 1피리어드 9분 33초 속공 상황에서 선제골을 터뜨린 것이다. 일본의 주전 골리 후쿠후지 유타가의 왼쪽 어깨 위를 넘기는 절묘한 샷이었다. "닛폰!" 구호는 서영준의 골이 터지자, 침묵으로 바뀌었다. 관중석에선 서영준의 어머니와 여동생(20)이 이 모습을 지켜봤다.

경기 초반부터 한국은 일본을 몰아붙였다. 경기 시작 전 한국의 백지선(50) 감독이 주문한 그대로였다. "우리가 하던 대로 하면 돼. 이것만 기억하자. 늘 상대팀 선수 얼굴 앞에 우리가 서 있어야 한다."

지난 22일 카자흐스탄에 0대4로 완패해 승리가 절실했던 한국은 '닥공(닥치고 공격)' 전략으로 일본에 틈을 주지 않았다. '베스트 멤버'로 나선 일본의 공격은 한국의 귀화 골리 맷 달튼(31)의 철벽에 막혔다. 이어진 2피리어드와 3피리어드에서 한국은 마이클 스위프트(30)와 김원중(33)이 골을 보탰다. 일본은 경기 종료 4분 7초 전 첫 골을 넣고 늦은 추격을 시작했지만 한국 박우상(32)이 쐐기골을 꽂으며 승부를 4대1로 끝냈다.

최근 3차례 대결에서 내리 진 일본 선수들은 씁쓸한 표정으로 한국 선수들을 바라봤다. 그리곤 생전 처음 아시안게임 한·일전에서 자국 국가가 아닌, 애국가를 들어야 했다. 아이스하키는 경기가 끝난 뒤에 승리 팀의 국가만 연주하는 것이 전통이다. 백 감독은 경기 후 "선수들의 노력이 이번 경기를 통해 보상받은 것 같다"고 말했다.

오는 26일 최종일 경기에서 한국이 중국을 꺾고, 카자흐스탄이 일본을 누르면 금메달은 카자흐스탄, 은메달은 한국이 차지하게 된다. 한국의 동계 아시안게임 역대 최고 성적은 동메달(2011년 아스타나-알마티 대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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