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권한대행 기념시계' 제작 배포

    입력 : 2017.02.24 10:21 | 수정 : 2017.02.24 15:43

    중고나라에 거래되기 위해 올라온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기념시계. /중고나라 캡처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이 지난해부터 ‘대통령 권한대행 기념시계’를 따로 제작해 배포해온 것으로 나타났다.

    24일 정부에 따르면 황 권한대행은 지난해 12월 박근혜 대통령이 탄핵된 후 권한대행 직함을 명시한 기념시계를 만들어 각계 인사 면담 때나 사회복지시설·군 부대 등을 방문할 때 나눠줬다. 총리실은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 자체가 공식 직함으로 모든 공문서와 훈·포장 증서, 임명장, 외교문서는 물론 경조사 화환과 축전 등에도 다 사용한다”고 밝혔다.

    통상 대통령과 국무총리는 취임 후 각각 기념 시계를 남성·여성용으로 제작해 각계에 배포한다. 정부 예산을 사용한다. 대통령은 봉황 무늬, 총리는 무궁화 형상을 이용하곤 한다. 대부분 국내 중소 시계 제작업체에 제작 의뢰를 하며, 제작 단가는 2만~3만원 선으로 저렴하다.

    그러나 ‘대통령 권한대행 시계’가 나온 것은 헌정사상 처음이다. 2004년 권한대행을 지낸 고건 전 총리는 권한대행 시절 시계를 따로 제작하지 않았다.

    황교안 권한대행 자필 사인이 각인된 기념시계 뒷면. /중고나라 캡처

    인터넷 최대 중고물품 거래 사이트인 ‘중고나라’엔 지난 21일 ‘<유일판매>황교안 국무총리 대통령 권한대행 기념시계’란 제목으로 권한대행 기념 여성용 시계를 20만원에 판매한다는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이 게시물은 사흘만인 24일 오후 아예 삭제됐는데, 판매가 됐는지는 확인되지 않는다.

    이 판매자가 올린 사진에 따르면 시계는 평범한 원형 모양에 검정 가죽끈이 달려있으며, 뒷면엔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란 직함 아래 황 권한대행의 자필 사인이 선명히 각인돼 있다. 총리 로고가 찍힌 케이스도 있다.

    판매자는 “권한대행 체제가 수개월 안에 끝나기 때문에 제작된 수량 또한 적다고 알려져있다”며 “희소성을 고려해 가격은 20만원으로 정했다”고 했다. 이 판매자는 또 한 회원이 ‘무브먼트가 뭐냐’고 묻자 “모른다”며 “국내 중소기업 제작이란 것만 알려져있을 뿐, 보안 때문에 제조사 이름이나 제작 단가도 비밀에 부친다고 한다”고 답하기도 했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진 24일 정치권에선 설왕설래가 이어지고 있다.

    전해철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대통령 권한대행 명의 시계는 부적절하고 어이 없다”며 “황 권한대행이 할 일은 대선행보가 아닌 특검 연장”이라고 말했다. 국민의당 장정숙 대변인도 논평에서 “대통령 코스프레가 지나치다. 권한대행 기념시계 제작·배포를 즉각 중단하라”고 했다. 하태경 바른정당 의원은 원내대책회의에서 “국가 불행을 기념하는 시계를 만든다는 발상에 경악을 금치 못하겠다”며 “황 대행이 박 대통령에 인간적 도리가 있다면 이럴 수 없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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