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 블랙박스] 대통령상 받은 도서관에 왜 경찰 들이닥쳤나

    입력 : 2017.02.24 03:07

    도서관 직원들, 실적평가 좋게 받으려 책 대출권수 부풀리기
    9년간 300만건 압수수색 당해

    지난달 24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립 이진아기념도서관(이진아도서관)에 압수 수색 영장을 든 경찰 수사관들이 들이닥쳤다. 이곳은 의류 수출 업체인 현진어패럴 이상철 대표가 2003년 미국 어학연수 도중 숨진 딸 진아(당시 23세)씨를 기리기 위해 50억원을 서대문구에 기증해 세워졌다. 전국 최초로 민간 기부로 세워진 공공도서관이다. 이날 경찰이 조사한 것은 2008년부터 9년간 쌓인 약 300만 건의 도서 대출 기록이었다.

    기사 관련 일러스트

    서울 서대문경찰서는 "도서 대출 기록을 조작한 혐의(전자기록위작)로 이진아도서관을 수사하고 있다"고 23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도서관 직원들은 같은 책을 반복적으로 대출한 뒤 반납하거나 코라스(KOLAS·공공도서관 자료관리 시스템)에 접속해 대출 기록을 조작하는 수법으로 대출 권수를 부풀린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이 도서관 직원들이 실적 평가를 좋게 받으려고 이런 일을 저질렀다는 첩보를 입수하고 수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도서관 직원들의 업무성과 평가에는 '이용자 1인당 대출 권수' 항목이 포함돼 있다. 또 문화체육관광부의 '전국 도서관 운영 평가'의 평가지표에도 공공도서관의 도서 대출 권수와 그 증가율이 반영된다. 이진아도서관은 2009년과 2010년 2년 연속으로 전국 도서관 운영 평가에서 우수도서관상을 받았고, 작년엔 '제53회 전국 도서관대회'에서 대통령상까지 받았다.

    경찰은 "자료가 방대하기 때문에 구체적인 조작 규모 등을 파악하려면 시간이 걸릴 것 같다"며 "분석이 끝나는 대로 도서관 관계자들을 소환해 조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이진아도서관 측은 "공무원 신분인 직원들이 매년 바뀌기 때문에 이전에 근무했던 직원들이 어떤 일을 했는지는 알 수 없다"고 밝혔다.

    이전 기사 다음 기사
    기사 목록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