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61)씨가 22일로 예정된 헌법재판소 탄핵 심판 증인 신문에 참석하기 어렵다는 불출석 사유서를 21일 헌재에 제출했다. 최씨는 사유서에서 '형사재판이 진행 중이고 이미 지난달 16일 헌재에 출석해 아는 바를 다 진술해서 더 이상 말할 게 없다'고 했다. 22일은 이번 탄핵 심판 사건의 마지막 증인 신문 기일이다.
박근혜 대통령이 헌재의 탄핵 심판을 받게 된 것은 박 대통령이 최씨의 '국정 농단'을 도왔다는 의혹 때문이다. 최씨가 헌재 심판정(법정)에 다시 나와 박 대통령과의 공모(共謀) 혐의를 전면 부인한다면 파면 위기에 몰린 박 대통령에게 어느 정도는 도움이 될 수 있다. 박 대통령 변호인단이 최씨를 재차 증인으로 신청한 것도 이 같은 효과를 염두에 둔 것이란 관측이 많았다. 그러나 최씨는 본인의 형사재판을 이유로 박 대통령 탄핵 심판에 나갈 수 없다고 한 것이다.
다른 '대통령의 사람들'도 비슷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박 대통령의 '문고리 측근'으로 불리던 안봉근 전 국정홍보비서관은 20일 특검에 출석했다. 작년 11월 '최순실 게이트'로 검찰 조사를 받고 잠적한 뒤 99일 만이다. 그런데 안 전 비서관은 대통령 변호인단의 설득에도 탄핵 심판에는 세 차례나 불출석했다. 헌재는 그가 세 번째 불출석한 지난 14일부터 변론에 불참한 박 대통령 측 증인들을 잇따라 취소하고 있다. 법조계에선 안 전 비서관의 불출석에서 시작된 연쇄 효과로 인해 박 대통령이 더 수세(守勢)로 몰리고 있다는 말도 나온다.
또 다른 '문고리 측근'인 이재만 전 총무비서관도 대통령 측의 요청으로 탄핵 심판 증인으로 채택됐지만 끝내 나오지 않았다. '왕(王)실장' '기춘대원군' 소리를 듣던 김기춘 전 비서실장은 최근 "건강이 안 좋다"며 헌재의 두 차례 증인 소환 요구를 거부했다. 헌재 주변에선 "박 대통령이 과거 믿고 의지했던 사람들이 모두 '내 코가 석 자'여서 제 살길을 찾고 있다"는 말이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