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 코너] 게임업체가 비웃은 29억 국방부 軍체험 게임

    입력 : 2017.02.21 03:08

    "게임 개발엔 수백억 들어… 물정 모르는 탁상공론"
    군대 게임하면 軍기피 감소? "세금낭비 말고 본연의 임무나 신경쓰세요"

    "국방부가 게임을 만든다고? 세금이 아깝다. 그 돈으로 장병들 생필품이나 사줘라."

    국방부가 29억원을 들여 군대 체험 게임을 만드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네티즌들과 게임업계 관계자들이 반발하고 있다. 제대로 된 게임을 만들기에는 개발비가 턱없이 부족한 데다 개발 비용 절반을 게임업체가 부담해야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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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방부는 지난해 9월 광운대 연구팀에 용역을 줘 이른바 '국방 FPS(First-person Shooter·1인칭 총쏘기 게임)' 개발 방안의 타당성을 검토하는 보고서를 만들었다. 이 보고서 내용은 지난 17일 한 게임 전문 인터넷 매체가 정의당 김종대 의원실을 통해 입수해 보도하면서 알려졌다.

    보고서에 따르면, 국방 FPS는 최대 20명이 두 팀으로 나뉘어 전투를 벌이는 게임이다. 참가자들은 가상의 전장(戰場)에 개별 병사로 참가해 실제 전투를 벌이는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다. 보고서는 게임을 제작하는 데 개발자 9명과 개발비 29억여 원, 개발 기간 2년이 필요하다고 했다.

    보고서 내용이 알려지자 게임업계와 네티즌들은 "게임 산업을 전혀 모르고 하는 탁상공론"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게임 개발자 이모(44)씨는 "요즘 국내에 출시되는 수준의 FPS 게임을 개발하려면 개발 인력만 100명에 개발비 200억원은 필요하다"며 "수익성이 없는 국방부용 게임을 자기 돈 들여 만드는 개발업체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국방 FPS와 비슷한 게임인 '서든어택 2'는 게임업체 넥슨GT가 4년간 300억원을 들여 개발했는데도 소비자들의 눈높이를 맞추지 못해 실패했다.

    "입대 대상자들에게 미리 군을 간접 체험해보게 해서 군 복무에 대한 두려움을 없앤다"는 개발 목적도 비판을 받고 있다. 한 네티즌은 "'군대 게임'을 하면 군 복무를 꺼리는 사람이 없어질 것이라는 '순진한 발상' 자체가 웃음거리"라며 "국방부는 전시성 사업 말고 본연의 임무에나 신경 쓰라"고 꼬집었다. 국방부 관계자는 "현재 여러 의견을 듣는 과정"이라며 "사업 방식은 향후 사업 추진 단계에서 결정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권권규 뉴스툰 15화] '국방 FPS' 구성, 그림 권권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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