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소속 안희정 충남지사의 "이명박·박근혜 대통령도 선의(善意)가 있었다"는 발언을 두고 공방이 계속되고 있다. 안 지사가 "해당 발언은 비유와 반어였다"고 해명했지만 야권 내부에서는 "넘지 말아야 할 선을 넘었다"는 비판이 이어졌다.
손금주 국민의당 최고위원은 20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안희정 지사는 토요일엔 서울에서 촛불집회 참석해 '박근혜 대통령 탄핵'을 외치고, 일요일엔 (박 대통령의) 선한 의지를 언급했다"며 "이곳 저곳에서 말이 달라지거나 대충 넘어가선 안 된다. 안 지사의 가벼운 입에 실망했다"고 했다.
DJ의 3남인 김홍걸 민주당 국민통합위원장도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임기 시작도 하기 전에 이미 국정운영을 자신들 사업의 '수익모델'로 생각했던 MB와 최태민과 최순실 손아귀에서 수십 년간 놀아나던 박근혜가 좋은 정치를 할 생각이 있었냐"며 "민주당 당원과 지지자들 그리고 촛불혁명에 참여한 시민들 입장에서 봤을 때 이 발언은 넘지 말아야 할 선을 넘은 것"이라고 했다.
조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노무현 정부를 끝까지 따라다녔던 '좌파 신자유주의'라는 딱지는 다름아닌 노무현 대통령 자신의 항변성 반어법 표현에서 유래한다"며 "정치인의 발언은 직설법이건 반어법이건, 그 효과를 생각해야 한다"고 했다.
이에 대해 안희정 지사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어떤 선의라도 법과 원칙을 따르지 않는 것이 문제라는 게 발언의 본래 취지였다"며 "해당 발언은 비유와 반어였다"고 해명했다. 문제가 된 발언 동영상도 함께 공개했다.
안 지사는 "저의 발언 취지와 전혀 다르게 보도한 점에 대해 유감을 표한다"며 "사람들은 자신이 선의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아무리 선의로 시작했다 하더라도 과정에서 법과 원칙이 지켜지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이 제가 평소에 가지고 있던 생각이고, 늘 강조했던 말"이라고 했다.
이어 "'제가 누구 조롱하려 하는 말 아니다'라는 비유와 반어에 현장에 있던 청중들은 웃음을 터뜨리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박근혜, 최순실의 국정농단 사태로 정부와 대통령에 대한 분노와 상실감으로 국민과 함께 촛불을 들어 온 제가 그들을 비호하다니요"라고 하기도 했다.
앞서 안 지사는 지난 19일 부산대에서 열린 ‘즉문즉답’ 행사에서 “(박 대통령이) K스포츠·미르재단도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대기업의 좋은 후원금을 받아 잘 치르고 싶었던 마음이라고 생각한다”며 “그분들도 선한 의지로 없는 사람과 국민을 위해 좋은 정치를 하려고 했는데 법과 제도를 따르지 않아 뜻대로 되지 않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