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만요!] 구제역 비상 충남… 道의원은 8박10일 외유성 유럽출장

    입력 : 2017.02.20 03:03

    김석모 기자
    예산=김석모 기자

    충남도의회 문화복지위원회 소속 의원 7명과 의회사무처 직원 3명, 집행부 2명 등 12명은 다음 달 15일부터 24일까지 8박 10일간 터키·이탈리아·스위스·그리스를 방문한다. 도의회의 말을 빌리자면 '의원 공무 국외출장'이다. 공적인 업무의 연장으로 해외 출장을 다녀온다는 의미다. 도의회는 "문화유적 및 관광자원화 사례를 조사하고, 노인·아동복지 현장과 장애인 복지현장을 둘러보면서 충남 실정에 맞는 정책을 찾아보겠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세부일정을 살펴보면 '출장을 빙자한 관광'이라는 비난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비행시간을 제외하고 현지에서 머무르는 8일 중 사흘은 국가별 주요 관광지를 둘러보는 일정으로 채워진다. 터키 이스탄불에선 성 소피아사원·블루 모스크·톱카프 궁전을 둘러보고, 그리스에선 이틀간 아폴로 신전·고린도 유적지·운하를 방문한다. 나머지 5일은 현지 복지시설과 관광청 등 5곳을 방문해 현황을 파악한다는 계획인데, 그나마 하루에 한 곳씩 1~2시간 정도만 머무르는 게 전부다.

    꼭 필요한지 의문스러운 총 10일간의 출장에 드는 비용 6000만원(1인당 500만원)은 모두 세금이다. 도의회 내부에서조차 "충북에서 발생한 구제역이 충남까지 내려올 위험이 있고, 조류인플루엔자(AI)가 더 퍼질 가능성이 있는 상황에서 외국 출장을 가야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라는 말이 나온다. 한 도의원은 "안희정 충남도지사가 대선에 도전하면서 벌였던 외부 활동을 '도정(道政) 공백'이라고 우리 도의회가 비판해왔는데, 이젠 그런 말을 할 자격이 없어졌다"고 했다.

    충북 보은군 마로면의 한 한우 농가. 인근에서 구제역이 발생했지만 이곳엔 미치지 않았다.
    충북 보은군 마로면의 한 한우 농가. 인근에서 구제역이 발생했지만 이곳엔 미치지 않았다. /연합뉴스
    도의회 문화복지위원회는 "일정을 취소하거나 미룰 경우 위약금을 물어야 하고, 현지 기관을 방문하겠다는 약속을 취소하면 외교적 결례가 될 수 있다"며 예정대로 출장을 간다는 입장이다.

    해마다 되풀이되는 외유(外遊)성 국외 출장 논란을 피하려면 지방의원들이 주민과 출장계획을 공유하고 동의를 얻는 노력이 중요하다. 명확한 목적에 맞춰 행선지를 설정하고, 헛되이 보내는 시간이 없도록 방문일정을 짜야 한다. 출장을 다녀와선 충실한 보고서를 만들어 공개해야 투명성을 확보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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