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병우 영장 청구

입력 2017.02.20 03:14

특검 "직권남용 등 4가지 혐의"
"우병우, 자기 조사하던 이석수의 감찰 방해"

감찰관실 직원들 움직임 감시, 자료도 제출 못하게 압력 넣어
당시 검찰은 거꾸로 이석수 조사… 이르면 내일 영장실질심사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19일 우병우(50·사진) 전 청와대 민정수석에 대해 직권남용과 직무유기, 특별감찰관 감찰방해, 국회 증언 불출석 등 4가지 범죄 혐의를 적용해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우 전 수석의 구속 여부는 이르면 21일쯤 영장실질심사를 거쳐 결정된다. 특검팀은 전날인 18일 오전 우 전 수석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이튿날인 19일 새벽 4시 40분쯤까지 약 19시간 동안 조사한 뒤 전격적으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특검팀 관계자는 "우 전 수석의 혐의와 관련한 조사는 소환 전에 많이 진행된 상태여서 본인 조사를 거쳐 신속하게 영장을 청구한 것"이라고 말했다.

특검팀에 따르면 우 전 수석은 지난해 7월 하순~8월 중순 민정수석실 직원 등에게 지시해 특별감찰관실이 자신의 비위를 감찰하지 못하도록 방해한 혐의(특별감찰관법 위반, 직권남용)를 받고 있다. 이석수 전 감찰관은 지난해 7월 18일 조선일보가 우 전 수석 처가(妻家)와 넥슨이 1300억원대 강남역 땅 거래를 하는 과정에 우 전 수석이 개입한 의혹이 있다고 보도한 것을 시작으로 언론이 우 전 수석의 비위 의혹을 집중 보도하자 감찰에 착수했다.

우병우 전 민정수석은 의경이던 아들이 운전병으로 선발되는 데 개입하고, 가족회사인 정강의 회삿돈을 횡령했으며, 변호사 시절 수입을 누락해 탈세했다는 의혹 등을 받았다. 그런데 청와대는 이 같은 우 전 수석의 '비위'를 문제 삼는 대신 이 전 감찰관이 조선일보 기자와 통화한 것을 '국기 문란'으로 규정했다. 검찰은 지난해 8월 29일 이 전 감찰관과 조선일보 기자의 휴대전화를 압수 수색하며 수사를 벌였다. 그러나 특검팀은 검찰과 달리 우 전 수석이 직권을 남용해 경찰 등이 특별감찰관실에 자료를 제출하지 못하게 하는 등 감찰을 방해했다는 단서를 다수 확보해 구속영장에 포함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특별감찰관법은 위력(威力)으로 특별감찰관의 직무를 방해한 사람은 5년 이하의 징역형으로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석수 전 감찰관 등 특별감찰관실 직원들은 특검 조사에서 "지난해 7~8월 우 전 수석을 감찰할 때 민정수석실이 감찰관실의 움직임을 감시하면서 자료 제출 등을 못하게 해 무척 힘들었다"고 진술했다.

19일 오전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이 직권남용 등의 혐의로 특검에서 밤샘 조사를 받고 나오고 있다.
19일 오전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이 직권남용 등의 혐의로 특검에서 밤샘 조사를 받고 나오고 있다. /고운호 기자

특검팀은 또 우 전 수석이 2016년 3~6월 문화체육관광부 국·과장 5명을 좌천시키도록 당시 김종덕(구속기소) 전 문체부 장관에게 부당한 압력을 행사한 혐의(직권남용)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우 전 수석은 김 전 장관이 "인사 조치 이유라도 알려달라"고 하는데도 "그냥 하세요"라며 압박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검팀은 우 전 수석이 민정비서관이던 2014년 영화 제작과 관련해 CJ E&M을 조사하라는 청와대의 지시를 어겼다며 공정거래위원회 국장급 간부를 강제 퇴직시키는 데 개입했다는 혐의도 수사했다.

특검팀은 우 전 수석의 구속영장에 우 전 수석이 지난해 초 김종덕 장관을 감찰하는 과정에서 김 전 장관이 최순실씨의 측근인 차은택(구속 기소) 전 창조경제추진단장에게 특혜를 준 정황을 확인하고도 별다른 조치를 하지 않고 덮은 혐의(직무유기)도 포함시킨 것으로 전해졌다. 우 전 수석은 지난해 민정수석실 직원들이 최순실씨가 실질적으로 운영한 K스포츠재단과 연계됐다는 의혹이 불거진 스포츠클럽들을 내사(內査)하려다 돌연 중단한 과정에도 연루됐다는 의혹을 샀다.

특검팀은 우 전 수석이 지난해 10월 21일 국회 운영위원회의 청와대 비서실에 대한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채택됐는데도 출석하지 않아 국회의 의결로 고발됐다면서 이 부분에 대해 '국회에서의 증언·감정 등에 대한 법률 위반' 혐의를 적용했다고 말했다. 이 법률에는 정당한 사유 없이 불출석한 증인에 대해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으로 처벌하게 돼 있다.

한편 특검팀은 우 전 수석의 변호사 시절 수임료 탈세 의혹과 횡령 혐의 등 각종 개인비리 의혹에 대해서도 광범위한 내사를 벌였으며, 내사 자료를 검찰에 넘겨 계속 수사하도록 할 방침이다. 특검팀 관계자는 "특검법이 수사대상을 좁게 설정해 우 전 수석의 개인비리 부분에 대한 수사·처벌에 한계가 있다"고 했다.

우 전 수석은 조사를 받고 귀가하면서 '최순실씨를 아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모른다"고 말했다. 그는 특검팀 조사에서 '민정수석으로서 정당하게 업무를 수행했다'며 모든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물 정보]
우병우 19시간 밤샘조사…'모르쇠' 우병우 구속 가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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