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인 추정 스파이, 3개월 전부터 암살작전

    입력 : 2017.02.18 03:14

    베트남 여성에 접근, 친분 쌓고 한국·베트남으로 동반 여행도
    '장난 비디오' 시나리오 만들고 스프레이 등 수차례 연습시켜

    지난 13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에서 발생한 김정남 암살 사건이 최소 석 달 전부터 치밀하게 기획됐던 정황이 드러났다.

    현지 중국어 신문인 중국보는 17일 경찰 정보망을 인용해 "스파이로 추정되는 한 아시아 남성이 3개월 전 암살 용의자로 먼저 체포된 베트남 여성 도안 티 흐엉(29)에게 접근해 가까워진 뒤 '요즘 유행하는 장난 비디오 촬영을 하자'고 제안했다"고 보도했다. 이 남자는 또 한 달 전쯤 두 번째 용의자인 인도네시아 국적의 시티 아이샤와도 알게 됐으며 이 여성을 도안에게 소개해줬다고 중국보는 전했다.

    두 여성은 이 남성의 주도로 여러 차례 김정남 암살에 쓰인 스프레이 뿌리기와 손수건으로 얼굴 덮기 등을 연습했다. 말레이시아 경찰은 이날 새벽 공항에서 현장 검증을 마친 뒤 "두 여성이 암살을 실행한 범인이 확실하다"고 결론을 내렸다. 실제 암살 때는 베트남 여성이 스프레이로 독극물을 뿌리고, 인도네시아 여성은 김정남의 얼굴에 손수건을 덮은 것으로 조사됐다.

    두 여성을 고용한 남성은 도주한 4명의 남성 중 한 명이라고 중국보는 전했다. 아시아계인 이 남성의 정확한 신원과 국적은 알려지지 않았다.

    말레이시아 경찰은 조사과정에서 "이 남자가 북한 사람인 것처럼 보였다"는 용의자 진술을 확보했다고 우리 정부 당국자가 밝혔다.

    이들은 암살 하루 전에는 공항에서 예행연습을 하기도 했다. 말레이시아 매체 더 스타는 "사건 발생 전날 김정남이 살해된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 2청사 폐쇄회로(CCTV)에 용의자인 여성 2명과 남성 4명이 찍힌 것이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이들은 함께 청사 안 곳곳을 돌아다니면서 서로에게 스프레이로 얼굴에 물을 쏘는 등 장난을 쳤다고 한다. 경찰은 이들이 공항 경비 상황을 살펴보면서 범행 장소를 물색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더 스타에 "일행 중 남자 4명이 이번 범행의 '두뇌'였을 수 있다"며 "출발층 내 범행을 할 만한 한적한 장소를 고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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